[X(구 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인공지능(AI)이 ‘미국 팝아트 선구자’로 불리는 키스 해링이 미완성으로 남겨둔 회화 그림을 완성했다. 이를 두고 “작가의 의도를 훼손시켰다”라며 ‘작품 모욕’ 논란이 일고 있다.
X(구 트위터) 사용자인 ‘donnelVillager’는 “이 그림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너무 슬프다. AI로 그가 끝내지 못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라는 말과 함께 AI가 완성시킨 키스 해링 그림을 게시물로 공개했다.
Keith Haring, Unfinished Painting,1989. [Keith Haring Foundation 제공] |
해당 작품은 1989년 공개한 ‘무제(Unfinished Painting)’다. 이 작품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완성시키지 않은 그림이다. 작품에는 전 세계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HIV 전염과 이로 인해 남겨진 사람들의 공허함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다.
이에 또 다른 X 사용자인 ‘aodanhill’은 생성형 AI인 챗GPT가 키스 해링의 상황에서 완성된 작품에 대한 반응을 답변하도록 유도했다. 이에 챗GPT는 “나의 완성되지 않은 캔버스가 움직임과 생동감 넘치는 태피스트리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다. 이는 창조성과 예술적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촉진하는 협업 정신의 증거”라고 말했다.
[X(구 트위터) 캡처] |
키스 해링은 1988년 에이즈 진단을 받고 서른 한 살에 요절했다. 그는 10여년간 에이즈와 싸우며 반핵, 동성애자 인권, 인종차별 반대 등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들을 남긴 작가다. 그는 죽기 전까지 자신의 병에 대한 인식을 널리 알리는 작품을 해왔다.
AI가 작가의 작품에 개입해도 되는지 여부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AI 연구원인 티나 탤론(Tina Tallon)은 NBC뉴스를 통해 “그림을 완성하는 것은 작품의 원래 의미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1980~1990년대 에이즈 유행 기간 동안 사망하거나 친구와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게시글에는 ‘에이즈가 없는 세상을 보여준다’라는 댓글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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