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멤버십 회비 인상에 주가는 ‘와우’…국내 소비자는 ‘어휴’

쿠팡 멤버십 회비 인상에 주가는 ‘와우’…국내 소비자는 ‘어휴’

쿠팡 본사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총선이 끝나자마자 유료 멤버십 월 회비를 인상한 쿠팡의 주가가 11% 넘게 뛰며 오랜만에 20달러 선을 회복했다. 미국 증시에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두리를 치고 난 뒤 가격을 올리는 플랫폼 기업의 전형적 수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기준 뉴욕증시에서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아이엔씨(Inc) 주가가 종가 기준 21.25달로 전날 19.06달러에 견줘 2.19달러(11.49%) 올랐다. 시가총액도 381억달러(52조7천억원)로 집계됐다. 쿠팡의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2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10월6일(21.03달러)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쿠팡은 지난 2021년 3월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공모가는 35달러였다.

쿠팡 주가는 지난 2022년 5월 10달러 아래로 주저앉은 뒤 20달러 벽을 넘지 못했다. 쿠팡이 지난 2월 말 창립 14년 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이후로도 주가는 줄곧 17~19달러대에 머물렀으나, 앞서 12일 유료 멤버십 월 회비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인상한다는 소식에 2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쿠팡 멤버십 회비 인상에 주가는 ‘와우’…국내 소비자는 ‘어휴’

지난 2021년 3월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모습. 쿠팡 제공

일부 미국 매체들은 “쿠팡은 아마존과 비슷한 전자상거래 모델이다. 아마존이 프라임 회원가를 공격적으로 올려도 회원이 대거 이탈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유료 회원 수입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셈이다. 이번 인상으로 쿠팡 유료 멤버십 수익은 연 8388억원에서 1조326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비판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상 시점이 총선이 끝난 직후라는 점, 그리고 쿠팡이츠 무료배달 카드를 꺼내 든 지 보름 만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7월까지만 이용한 뒤 쿠팡 와우회원을 탈퇴할 작정이라는 한아무개(38)씨는 “쿠팡플레이는 다른 오티티에 견줘 볼 만한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거의 이용도 하지 않는데, 전부 묶어서 한 달 회비를 올리며 10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고 말하는 것은 기만적”이라며 “특히 쿠팡이츠 무료배달 발표 이후 가입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속은 느낌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회원 조아무개(46)씨는 “다른 상품은 10%만 올려도 소비자단체 등의 비판에 직면하는데 쿠팡은 한꺼번에 60% 가까이 가격을 올리는 건 결국 이미 과점 시장이니 배짱 영업을 하는 것 아니겠냐”며 “총선이 끝나자마자 올리는 것도 다소 비겁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쿠팡 멤버십 회비 인상에 주가는 ‘와우’…국내 소비자는 ‘어휴’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가 현황. 나스닥 누리집 갈무리

하지만 인상률에 견줘 아직도 쿠팡의 가성비가 높다는 소비자도 있다. 또다른 유료회원인 임아무개(35)씨는 “로켓배송, 무료반품, 무료배달 등을 생각하면 3번만 사용해도 7890원은 뽑고도 남아 계속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이번 인상으로 이탈하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쿠팡은 지난 2021년 12월 4990원으로 유료 멤버십 회비를 2천원 인상했지만, 유료회원수가 2년 새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늘어난 바 있다.

유선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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