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청색 구분 못하는 중도 색약자도 경찰 될 수 있다

경찰공무원 채용기준 개정…약물검사 6종으로 확대

녹색·청색 구분 못하는 중도 색약자도 경찰 될 수 있다

경찰 견장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녹색과 청색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중도 색각(色覺) 이상자가 경찰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젊은층의 마약 오남용을 막기 위해 경찰공무원 채용 때 시행하는 약물 검사 대상이 확대된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행정안전부령) 일부 개정안과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에 관한 규칙'(경찰청 예규) 일부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

현행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신체검사 기준은 ‘약도색약을 제외한 색각 이상이 아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색각 이상자는 특정 색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다른 색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전문의 진단을 통해 약도색약·중도색약·색맹으로 구분된다.

개정안은 색각 이상자 중 녹색·청색을 구분하기 어려운 중도색약자는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경찰특공대와 감식 등 보다 정밀한 색상 구분 능력이 요구되는 직무 분야는 현행 기준을 유지한다.

경찰은 본래 모든 색각 이상자에 대한 채용을 제한해 왔으나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계기로 2006년 약도 색약은 채용할 수 있도록 채용 기준을 개선한 바 있다.

이후에도 중도 이상의 색각이상자에 대해서도 채용 제한 완화를 검토해달라는 인권위 권고와 사회적 요요구가 이어졌다. 2022년에는 이와 같은 내용이 대통령실 국민정책제안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해 연구용역을 거쳐 색각 이상의 정도에 따른 경찰업무 수행 가능 여부를 분석해 색각 기준을 추가로 손질했다.

이외에도 개정안은 채용 시 약물(마약류) 검사 대상을 총 6종으로 확대했다.

6종은 필로폰·대마·케타민·엑스터시·코카인·아편으로, 경찰청이 최근 마약 오남용 통계와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마약 등을 조사해 선별했다.

그간 경찰청에서 시행해 온 ‘티비피이(TBPE)’ 검사는 검출 마약이 제한적이고 정확도가 다소 낮았다.

이런 가운데 다양한 마약이 출현하는 데다 마약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어 경찰 채용 시 검사 대상이 되는 마약 종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검사 대상은 1차 시험(필기·실기시험, 서류전형) 합격자 전원이며 올해 하반기 진단 시약을 개발해 수험생과 국공립병원 및 종합병원 등을 상대로 홍보한다.

개정안이 향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최종 공포되면 내년도 경찰공무원 채용부터 개선된 내용의 색각 기준과 약물검사가 시행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색각 기준이 완화되더라도 업무수행 역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우수한 경찰관을 선발·교육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찰 수험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대와 경찰을 꿈꾸는 10대의 마약 오남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선안이 마약의 위험성과 폐해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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