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은 미국행·정몽규 회장은 회의 불참...가장 큰 문제는 ‘책임 회피’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행·정몽규 회장은 회의 불참...가장 큰 문제는 ‘책임 회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론이 들끓는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의 거취를 두고 비판 여론이 계속된다. 성난 축구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사퇴는 물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퇴진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후폭풍이 거세다.

 

문제의 발단은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이었다. 지난해 2월 부임 후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을 자신 있게 외쳤다. 원격 근무, K리그 등한시 등 숱한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결과로 평가받겠다”라는 말로 위기를 넘겼다. 토너먼트에 유난히 자신감을 보였던 클린스만 감독이기에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아시안컵 조별리그부터 불안감이 엄습했다. 첫 경기였던 바레인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힘든 승부가 펼쳐졌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됐던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충격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에서도 힘든 승부가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 연장 혈투를 벌였다. 특히 정규 시간 막판까지 패배 위기에 몰렸다가 극적인 득점으로 살아났다. ‘좀비 축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지만 불안한 경기력을 좋게 포장한 것에 불과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행·정몽규 회장은 회의 불참...가장 큰 문제는 ‘책임 회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4강에서 요르단과 재대결을 펼쳤는데 0-2로 무기력하게 물렀다. 대표팀은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등 유럽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선수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세부 전술 부재, 한정된 자원 활용 등 문제점만 크게 노출한 채 대회를 마쳤다.

 

성적만 놓고 보면 파울루 벤투 전 감독보다는 앞선다. 그러나 경기 운영 방식, 선수단 활용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방법을 고집했다. 여기에 소통의 부재까지 이뤄졌다. 더군다나 충격적인 결과 후에도 활짝 웃어 공분을 샀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닌 감독이라고 보기 어려운 반응이었다. 원격 근무 방식을 꾸준히 고집한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리뷰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출국했다. 당초 예정보다 일찍 휴가를 떠났고 이후에는 한국이 아닌 유럽파 점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 회장의 책임 회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회장은 13일 열릴 예정이었던 임원회의에 불참을 통보했다.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요르단과의 4강을 앞두고 카타르 현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귀국 후 행방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아시안컵 대표팀 운영의 책임을 지닌 인물이었으나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행·정몽규 회장은 회의 불참...가장 큰 문제는 ‘책임 회피’

축구 팬들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 경질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결국, 13일 열린 아시안컵 관련 임원회의에 가장 중요한 두 명의 인물이 빠졌다. 대회 결과에 큰 책임이 있는 클린스만 감독과 사령탑 선임에 책임을 지닌 정 회장이다. 알맹이 빠진 회의에서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결정에 책임이 있는 인물들의 생각을 들을 수는 없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등 여러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에도 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다.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질에 따른 위약금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적인 것은 결정에 책임지는 자세다.

 

무책임한 모습이 계속되면서 축구 팬들만 분노를 표출한다. 이례적으로 축구회관 앞에서 현수막 시위를 했지만 끝내 응답은 없다. 한국 축구는 불과 2년 전에 성공적인 과정을 통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원정 16강을 이뤄냈다. 하지만 연이은 헛발질로 영광은 사라졌고 분노만 남았다.

 

최정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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