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중 하나가 무뇌증…선택유산 대신 둘 다 낳기로" 응원 봇물

“쌍둥이 중 하나가 무뇌증…선택유산 대신 둘 다 낳기로” 응원 봇물

곧 태어날 쌍둥이 중 하나가 무뇌증 진단을 받았으나 선택유산 대신 둘 다 낳기로 결심했다는 예비 아빠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응원을 받았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91년생 예비 쌍둥이 아빠 신세 한탄 좀 하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지난 2월 초 아내 임신 12주 차 때 다니던 산부인과에서 남매둥이 중 아들이 무뇌증 진단을 받았다. 의사가 선택유산을 할지, 둘 다 최대한 끌고 갈지 2개 선택지를 주더라”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혹시 딸도 유전적 문제가 있을지 몰라 태반 검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태반 위치가 좋지 않아 검사를 못 했다. 대신 서울 대학병원에서 양수검사를 예약해놨는데 전공의 파업 이슈로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당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서울이 아닌 인천 대학병원 한 군데 다행히 진료받았는데 담당 교수가 최대한 둘 다 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우리도 시간이 흐르면서 ‘끌고 가자’고 마음먹은 상태였고 교수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더 확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다음 주에 만삭 촬영을 앞두고 있어서다. 아기 태동도 잘 느껴지고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든다”고 부연했다.

A씨는 “6~7월 출산 예정인데 첫 아이를 얻었다는 기쁨과 그 첫 아이를 보지도 안지도 못하고 떠나보내야 한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또 “무뇌아의 수명은 짧으면 하루, 길면 몇주 정도라고 들었다. 남들과 똑같이 이름도 지어주고 출생신고도 하고 사망신고까지 해야 한다. 화장시키고 장례까지 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짧은 시간 감정 변화가 극에 달할 테지만 그걸 최대한 티 내지 않고 버텨내야 한다. 난 내 아내의 남편이고 예쁘게 태어날 딸의 아빠니까. 슬프지만 슬픔을 표현해서도 안 된다. 나보다 아내가 더 힘들고 괴로울 테니까”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를 응원하며 힘을 보탰다.

한 누리꾼은 “나에게 닥치면 어떻게 이겨냈으려나 생각하니 엄두가 안 날 정도의 시련인 것 같다. 남은 아이가 나중에 평생 감사하며 건강하게 커나갈 거라 믿는다. 아빠가 된 것을 축하한다”고 응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어떤 선택을 하든 부모로서 최선의 선택을 한 거다. 잘되든 그렇지 못하든 죄책감 갖지 말고 출산과 더불어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