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때문에”…일본 증시 불장에도 일학개미 울상

“엔화 환율 때문에”…일본 증시 불장에도 일학개미 울상

5

▲엔/달러 환율(사진=로이터/연합)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정작 일본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인 이른바 일학개미들은 울상이다. 이들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묵은 연저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배경엔 일본 엔화 환율에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 결제한 종목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상장지수펀드(ETF)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 코드번호를 따라 ‘2621 ETF’로 불린다.

올해 1월부터 지난 2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2621 ETF를 1억5637만달러(약 2070억원)어치 순매수 결제했다. 이는 올초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전체 순매수 결제액(1억6430만달러)의 95%에 해당하는 규모로, 순매수 2위 종목과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2621 ETF는 엔화로 미국 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국채 금리 하락(가격 상승)에 이중 베팅하는 효과를 낳는다.

작년 한 해 동안에도 2621 ETF의 인기는 뜨거워 작년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전체 순매수 결제액의 70%를 2621 ETF가 차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곧 시작되리라는 기대감이 높았고, 엔화 역시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조만간 종결돼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2621 ETF의 성과는 부진하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연말 4%대를 밑돌다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인플레이션 압력에 최근 4.3%대로 상승했다.

이에 2621 ETF는 지난 22일 도쿄거래소에서 1252엔으로 장을 마치며 올 들어 연저점을 기록했다. 올해 2621 ETF를 사서 보유하고 있는 이른바 ‘일학개미’들은 대부분 평가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엔화 대비 원화 환율 또한 이달 들어 하락세다(원화 강세). 원/엔 재정환율은 연초 100엔당 920원에 가까웠으나 엔저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다시 800원대로 떨어졌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선 엔화를 비싸게 샀다가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물론 연준의 금리 인하로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2621 ETF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으나, 이 경우에도 엔/달러 헤지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2621 ETF는 엔/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보지 않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엔과 달러간 환 헤지 비용이 든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621 ETF의 환 헤지 비용은 양국 간 금리차가 반영돼 5% 가량”이라며 “4∼5% 환 헤지 비용을 감내하더라도 채권 가격이 그 이상으로 올라갈 거라는 전망이 있다면 2621 ETF는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은혜·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2621 ETF를 장기 투자할 경우 엔/달러 헤지 비용 때문에 달러로 미국 장기채 ETF를 사는 것보다 성과가 부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롤오버 등 지속적인 헤지 비용이 가격에 반영되는 등 엔/달러 헤지 구조 때문에 유사한 기초자산을 가진 미국 ETF와 성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 기간이 장기화될수록 비용 축적으로 두 펀드 간 성과 격차가 벌어져 장기 투자 시 해당 비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본 주식에 대한 일학개미들의 관심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닛케이지수 강세 주도주로 선정한 ‘7인의 사무라이’ 종목에 대한 국내 순매수 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요타자동차, 스바루, 미쓰비시상사, 디스코, 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도쿄일렉트론 등 7개 종목 가운데 올해 국내 순매수 결제액 상위 10위 안에 드는 건 도쿄일렉트론(359만달러)이 유일했다.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