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통령실, 의료 직역 권한 조정도 검토...'의료 공백' 대책 고심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다음 주 최대 고비를 맞을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상황에 따라 관련 직역인 한의사와 약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단독]대통령실, 의료 직역 권한 조정도 검토...'의료 공백' 대책 고심

윤석열 대통령. 〈자료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자료사진=연합뉴스〉

한의사·약사 투입도 검토 대상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26일) JTBC에 “(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찾을 것”이라며 “간호사, 약사, 한의사 등 여러 직역 간의 업무 범위 조정도 그중 하나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의료 현장의 혼란이 더 커진다면 간호사에 더해 한의사, 약사 등 의사와 전문성이 겹치는 직역의 역할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다만 보건의료인 업무 범위는 직역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입니다. 정부도 의료계와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입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JTBC와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 대응하기보단 장기적인 추진 과제”라면서도 “직역 간의 합리적 업무 범위 재정립은 의료 체계 내의 격차와 쏠림 해소 차원에서 4대 필수의료 패키지에 이미 포함된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은 경기 성남 서울대병원에서 개최한 민생토론회에서 필수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해법으로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의료개혁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개원의까지 나서면 역할 조정 검토해야”

윤 대통령은 오늘 오전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복지의 핵심이고, 국가의 헌법상 책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4대 필수의료 패키지의 핵심 목표를 다시 새긴 것”이라면서도 “현재 예상되는 의료 공백에 확고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단 의미도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오늘 전공의의 이탈로 발생한 대형 병원의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진료 지원(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의료법상 간호사는 의사의 진료를 보조만 할 수 있지만, 실제 수술실 같은 현장에선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의사가 해야 하는 의료 행위를 간호사가 맡는 일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이번 집단행동으로 현장을 이탈한 일부 전공의가 의사의 일을 대신 맡은 PA 간호사를 고발하는 일까지 벌어지며 간호사 단체가 보호 대책을 요구해 왔습니다.

학계에선 장기적으로 간호사 외 다른 직역의 업무 범위도 의료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의료학과 교수는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의사, 한의사, 약사 등 여러 직역 간의 업무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오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료 공백에 대한 대응책 차원에서도 “상황이 더 심각해져 개원의들까지 단체행동에 나서게 되면 한의사나 약사의 역할까지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일 저녁, 뉴스의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JTBC 뉴스룸

JTBC 뉴스에 제보해주세요.

전화 : 02)751-6001 | E-mail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채널 : JTBC제보

Copyright ⓒ JTBC.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 기사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