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랐던 LCC, 유럽·미주 하늘길 도전한다

허리띠 졸랐던 lcc, 유럽·미주 하늘길 도전한다

에어프레미아 B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 에어프레미아 제공

대형 항공사(FSC)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유럽·미주 노선에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버티며 허리띠를 졸라맸던 저비용 항공사들이 여행 수요 회복기를 맞아 ‘노선 다각화’로 재도약에 나선 모양새다.

15일 항공 업계 말을 종합하면, 중·단거리 노선에 주력해온 저비용 항공사 간의 경쟁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미주와 유럽 여행객을 겨냥한 장거리 노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에 주 4회 정기편을 띄운다. 에어프레미아의 미국 노선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에 이어 세번째다.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나올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을 넘겨 받을 가능성이 커 장거리 취항지가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장거리 운항을 기반으로 2017년 설립 이후 첫 흑자를 냈다. 지난해 에어프레미아를 이용한 승객은 67만1500명으로,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장거리 노선 승객이다. 박광은 에어프레미아 전략재무실장은 “유가와 환율 급등에도 장거리 중심의 여객사업과 안정적인 화물사업으로 시너지를 냈다”며 “올해 항공기 추가 도입과 노선 다변화로 매출 5천억원을 달성해 중견항공사로 올라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크로아티아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2020년 5월 크로아티아 운수권을 확보한 지 4년 만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캐나다 밴쿠버 노선 취항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으로 대한항공이 내놓을 유럽 4개 노선까지 가져오게 되면 티웨이항공은 엘시시 가운데 단숨에 장거리 노선 대표 주자로 올라서게 된다.

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하는 국외 여행자 수는 최근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을 보면, 지난해 저비용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는 2419만4155명으로, 대형 항공사(2300만7405명)를 넘어섰다. 저비용 항공사가 국제선 여객 수에서 대형 항공사를 추월한 것은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급증하는 국외여행 수요를 붙잡기 위해 저비용 항공사들이 택한 전략은 노선 확대와 다각화다. 대형 항공기 도입과 조종·정비 인력 확보는 장거리 노선 운항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되지만, 현재 보유 항공기로는 유럽 노선 취항이 어렵다. 대한항공으로부터 대형기 임대와 조종·정비 인력의 지원이 예상된다.

보잉 787 여객기 5대를 보유중인 에어프레미아는 향후 장거리 노선 취항에 대비해 올해 2대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유럽 노선의 경우 계절에 따라 수요가 급변하는데다 중동과 유럽 항공사들의 가격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유럽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항하지 못할 경우 운수권을 뱉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장거리 노선에 적합한 기재 도입과 운영, 안전을 위한 준비를 갖췄는지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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