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5% 사라진 아마존 밀림, 30년 안에 급격히 파괴될 수도”

“이미 15% 사라진 아마존 밀림, 30년 안에 급격히 파괴될 수도”

브라질 아마존 지역의 툼비라 강이 2023년 10월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아마존 밀림이 가뭄과 기온 상승으로 2050년에는 돌이킬 수 없는 파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란두바/로이터 연합뉴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밀림이 극심한 기후변화 압박으로 2050년까지 전체의 절반가량이 급격한 파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브라질 산타카타리나 연방대학 등 국제 연구팀은 14일(현지시각)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마존 밀림의 10~47%가 2050년에 급격한 변화(티핑 포인트)에 직면하면서 빠르게 망가질 것으로 예측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아마존 밀림의 파괴 압박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과 극심한 가뭄이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잦은 화재 발생과 벌목 등과 같은 인간 활동도 아마존 파괴를 재촉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논문은 “이 지역이 기온 상승과 극심한 가뭄 등으로 전례 없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는 아마존 중심부와 외곽 지역이 모두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산타카타리나 대학의 생태학자 베르나르두 플로레스는 “우리가 티핑 포인트를 맞게 되면, 더는 아무 조처도 취할 수 없게 될 것이며 (이 때가 되면) 숲이 저절로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은 아마존에 ‘적색 경보’를 내릴 때”라고 덧붙였다.

논문은 아마존 지역의 건기 기온이 1980년대부터 10년에 0.27℃씩 상승했으며, 아마존 중심부와 남동부 지역은 기온 상승이 특히 두드러져 10년에 0.6℃씩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심부와 남동부의 경우 평균 기온이 40년 전보다 2℃ 이상 높다”며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평균 기온이 (1980년대보다) 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이런 기온 상승은 숲과 이 지역 주민들에게 견딜 수 없는 폭염을 뜻한다며 아마존 숲의 생산성과 탄소 보관 능력도 함께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문은 아마존의 강수량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볼리비아에 속하는 아마존 남부 지역의 강수량은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매년 20㎜씩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마존 서부와 동부의 일부 지역은 연 강수량이 20㎜ 정도씩 늘었다. 연구팀은 모델을 이용한 예측 결과, 2050년에는 10~30일 연속으로 비가 내리지 않는 등 더욱 급격한 강수량 감소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아마존 밀림의 15%가 이미 사라졌고 17%는 벌목 등 인간의 활동으로 크게 손상됐다며 “지난 수십년 동안 반복된 극심한 가뭄의 충격으로 아마존의 38%가 추가로 손상될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아마존 밀림 일부가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초원 지대인 사바나로 바뀌는 현상도 우려됐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의 기후학자 카를로스 노보레 등의 전문가들은 아마존 밀림의 20~25%가 파괴되는 시점이 오면 아마존 전반이 사바나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아마존의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전체 밀림의 10% 정도를 생태계 충격 방지용 안전 구역으로 확보하고 지구의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높은 수준 이내로 억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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