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인 ‘K-방산’…30조 수출 잭팟 이어간다

‘K-방산’ 수출에 숨통이 트였다.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며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는 현행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게 됐다. 이로써 국내 방산업계는 법정자본금 한도에 가로막힌 수출길을 다시 뚫을 수 있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업계는 이번 수은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30조원 규모의 폴란드 2차 방산수출 잭팟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방산업계는 그동안 2022년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폴란드 수출 계약과 관련해 정책금융 한도가 모자라 계약 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따라 수은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폴란드는 국내 방산물량 수입을 위해 한국 정부에 수십조원에 달하는 수출 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수출 규모가 큰 방산물량은 수출국 공기업의 금융 지원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수은법에는 특정 개인법인에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40%로 제한됐다. 2023년 기준 수은의 자기자본은 자본금 15조원을 합해 18조4000억원으로 개별기업에 지급 가능한 정책금융 한도는 7조4000억원에 머물렀다. 수은은 폴란드 무기 수출 1차 계약 이후 2023년 말 기준 자본금 한도 소진율이 98.5%로 대부분을 소진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자본금 한도소진율은 60%로 떨어져 대출 여력이 늘었다.

방산업계는 수은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반겼다.

특히 폴란드와 2차 계약을 맺은 뒤 수은의 보증 한도가 모자라 이행하지 못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번 개정법 통과로 곧장 수혜를 볼 전망이다. 2차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수은법 개정으로 2차 계약 이행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폴란드와 K9 자주포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문 수출을 약속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해 8월 K9 212문, 11월 천무 218대의 등 124억달러(17조원) 규모의 1차 계약을 이행했다. 이후 2023년 12월에는 남은 물량인 K9 152문 등 2차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K9 자주포 공급은 아직 전체 수출 약속 물량의 절반가량인 308문이 남은 상태다.

현대로템 역시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한 1차 계약에 이어 K2 전차 820대 규모 수출 2차계약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아직 2차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수은법 개정으로 잔여 계약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방산업계는 이번 수은법 개정으로 폴란드 수출 이외 앞으로 계속될 방산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른 국가와 무기 수출 계약 시에도 자본금 한도가 늘어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지역 리스크 등 전 세계적으로 K-방산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수출 길을 넓힐 수 있게 됐다”며 “폴란드와 2차 계약을 추진 중인 현대로템 보다 먼저 2차 계약을 맺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 수혜가 클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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