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경.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저축은행 연체율이 올해 3분기 말 현재 6%를 넘어섰다. 석달 전보다 0.8%포인트 넘게 뛰며 상승폭을 키운 것이다. 금융당국은 추세가 심상찮다고 보고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30일 금융감독원 발표를 보면, 올해 3분기 말 저축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6.15%다. 1분기 말(5.07%)과 2분기 말(5.33%)에 이어 오름세가 눈에 띄게 가팔라졌다. 실물경제와 부동산 경기 모두 위축되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결과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2분기 말 5.76%에서 3분기 말 7.09%로 급등했다.
올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저축은행이 많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요인이다. 금융회사는 부실 대출에서 발생한 손실을 자기자본으로 메꿀 수 있어야 하는데, 적자를 내면 자본 규모가 그만큼 줄어드는 탓이다.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올해 상반기 총 9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46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저금리 시기에 자산 규모를 빨리 키운 저축은행들이 고전하고 있다. 가령 자산 규모 5위권인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429억원의 손실을 냈다.
금감원도 심각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연체율 급등세가 계속되면 시장 심리 전반이 불안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에 12월 중으로 저축은행의 연체채권 관리 실태를 파악하는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저희 입장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관리 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향후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주로 부동산 경기가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해 4분기에 조달한 고금리 예금이 일부 빠져나간 만큼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손실 규모가 커지면 상황이 악화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 경우 올해 2분기 말 14.15%에서 3분기 말 14.14%로 소폭 떨어지는 데 그친 비아이에스(BIS) 자기자본비율도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이준수 부원장은 “(자본비율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배당을 줄이거나 증자를 하고, 정 안 되면 위험가중자산을 줄이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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