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계약 기준 섰다’ 팔꿈치 수술서 복귀한 마에다, DET와 2년 2400만 달러 계약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서 류현진(36)과 비슷한 평가를 받던 마에다 겐타(35)가 먼저 소속팀을 찾았다. 자연스레 팔꿈치 수술서 복귀한 베테랑 투수의 계약 규모도 기준이 서면서 류현진의 FA 계약 규모도 어림짐작할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7일(한국시간) “마에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2년 2400만 달러(약 313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FA 시장에서 류현진과 마에다는 서로의 FA 계약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졌다. 제구에 강점이 있는 스타일부터 나이, 2023년 팔꿈치 수술에서 복귀해 FA를 맞이하는 것까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았다.
조금 더 상황이 나은 것이 마에다였다. 류현진보다 한 살 어렸고 팔꿈치 수술도 류현진과 같은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이 아닌 인대에 인공 부품을 넣는 하이브리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시기도 재활 기간도 류현진보다 앞서 FA 직전 시즌에 조금 더 많은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2021년 8월 수술을 받았고 2022시즌을 재활에만 전념한 뒤 올해 4월 4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이후 다시 오른팔에 통증을 느껴 부상자 명단에 다녀오긴 했으나, 21경기 6승 8패 평균자책점 4.23, 104⅓이닝 117탈삼진으로 나쁘지 않은 복귀 시즌을 치렀다. MLB.com은 “올해 마에다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평균(4.33)보다 약간 낮은 수치이며, 117개의 삼진을 잡을 동안 볼넷은 28개에 불과했다. 그의 기대 평균자책점은 3.77로 메이저리그 상위 67%에 해당했다.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은 30대 후반에 접어든 마에다에게 좋은 징조이며, 그는 2020년과 2022년을 제외하면 매년 최소 100이닝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에다는 여전히 자신의 무기를 고칠 방법을 찾고 있다. 그가 처음 메이저리그에 왔던 2016년에는 6개의 구종을 각각 10% 이상 던졌다. 하지만 2023년에는 스플리터, 슬라이더, 포심 패스트볼 등 세 구종을 최소 25% 이상 던지는 것으로 볼 배합을 바꿨고, 그 중 스플리터는 31.9%로 가장 많이 사용됐다. 마에다는 양질의 이닝을 팀에 제공해야 하는 합리적인 하위 선발 투수에 완벽하게 부합해 보인다. 팔꿈치 수술 후에도 스터프와 제구력이 여전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더라도 몇 년 동안 더 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류현진 계약 기준 섰다’ 팔꿈치 수술서 복귀한 마에다, DET와 2년 2400만 달러 계약 이미지 2
‘류현진 계약 기준 섰다’ 팔꿈치 수술서 복귀한 마에다, DET와 2년 2400만 달러 계약 이미지 3
마에다를 향한 분석과 칭찬은 류현진에 대입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나이가 한 살 많고 팔꿈치 수술에서 복귀 후 증명할 시간이 조금 부족했을 뿐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1년여를 재활에만 매달렸다. 올해 8월 마침내 복귀했고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 52이닝 38탈삼진을 마크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왔을 때 류현진은 빠른 직구,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을 활용하는 투수였으나, 몇 차례 수술에서 복귀해서는 커터를 장착해 2019년 사이영상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커리어 두 번째 수술에서 복귀한 올해는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역시 빈티지 류(Vintage Ryu)답다’는 찬사를 받았다.
류현진과 마에다 모두 FA를 앞두고 국내 복귀설이 꾸준히 나온 것도 닮았다. 마에다는 시즌 중 자신의 SNS에 “커리어는 일본에서 마치고 싶다”는 말을 남겨 일본프로야구(NPB) 복귀가 점쳐졌고, 류현진 역시 많은 나이 탓에 KBO리그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복귀설이 솔솔 나왔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달 귀국 현장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은 한화 이글스에서 보내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고 한국시리즈가 열린 잠실구장에서도 “일단 에이전트로부터 (계약 관련)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윈터 미팅이 끝난 뒤 12월 중순께 뭔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기다리고 있다”고 메이저리그에서의 현역 연장을 꿈꿨다.
비슷한 조건의 마에다가 새 팀을 찾으면서 류현진의 계약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류현진은 현재 리빌딩 팀 혹은 중위권 팀의 하위 선발에 적합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이 류현진의 계약 규모로 1년 800만 달러(약 105억 원)를 예상했고, 또 다른 매체 ESPN은 2년 1400만 달러(약 184억 원)를 이야기했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가 예측 프로그램 중 하나인 ZiPS를 통해 예상한 류현진의 2024시즌 성적은 17경기(86⅓이닝) 6승 5패 평균자책점 4.38이었다. 9이닝당 탈삼진은 7개, 볼넷은 2.2개로 여전히 칼날 같은 제구력과 나쁘지 않은 구위를 자랑할 것으로 예측됐다.
MLB.com 역시 “류현진은 압도적인 구위에 절대 의존할 필요가 없다”면서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효과적인 피칭을 펼쳤던 것은 압도적인 구위에 의존해서가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7세가 되는 내년 시즌도 성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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