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9곳서 구사일생…‘야당 200석’ 막은 진땀승부 어딘가 보니

野승리 예슥한 출구조사 9곳서 빗나가

출구조사 적중했다면 범야 ‘200석’ 확보

정확도 떨어진 원인은 높은 사전투표율

국힘, 9곳서 구사일생…‘야당 200석’ 막은 진땀승부 어딘가 보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한 위원장은 “국민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한주형 기자]

4·10 총선에서 108석을 얻는 데 그치며 여당으로서 기록적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은 범야권에 200석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다. 애초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범야권 200석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출구조사가 빗나간 것이 국민의힘에게는 천만다행이었던 셈이다.

국민의힘이 개헌 저지선인 101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의 승리로 전망됐던 일부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밤새 전세를 역전시켰기 때문이다.

출구조사에서 민주당 승리였다가 판이 뒤집힌 대표적인 지역구는 서울 용산이다. 용산은 총선에 앞서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초박빙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구였다. 출구조사에서는 강태웅 민주당 후보가 50.3%,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49.3%로 민주당이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권 후보(51.77%)가 강 후보(47.02%)를 제치고 지역구 사수에 성공했다.

국힘, 9곳서 구사일생…‘야당 200석’ 막은 진땀승부 어딘가 보니

30대 젊은 기수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도봉갑은 출구조사 결과 안귀령 민주당 후보(52.4%)가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45.5%)를 쉽게 이기는 것으로 전망됐지만 개표 결과 김 후보 49.05%, 안 후보 47.89%로 김 후보가 승리했다. 서울 마포갑 역시 출구조사에서는 이지은 민주당 후보가 과반(52.9%) 득표율로 승리할 것으로 조사됐으나 본게임에서는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가 1위(38.30%)로 당선됐다.

특히 서울 최대 격전지로 관심을 모았던 동작을에서는 출구조사 결과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것으로 예상되며 민주당에서 박수까지 터져나왔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나 후보(54.01%)가 류 후보를 10%포인트 가까이 따돌리고 금배지를 손에 쥐었다. 부산 사하갑에서도 현역인 최인호 민주당 후보가 1위로 예측된 출구조사 결과를 뒤엎고 이성권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이같은 현상은 민주당이 대다수 의석을 석권한 인천·경기에서도 나타났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서는 윤상현 국민의힘 후보가 남영희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돼 출구조사를 뒤집었다. 경기에서는 민주당 승리로 예상됐던 분당갑·을이 모두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김두관 의원 지역구인 경남 양산을은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차지했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포함해 최대 197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175석을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이 단독 과반으로 원내 1당이 된다는 전망은 맞았지만 의석 수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출구조사가 빗나간 원인으로는 3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4·10 총선에서 투표한 유권자 중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사전투표일에 투표를 했지만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일에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다. 자료가 유출될 경우 본투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다. 출구조사에 사전투표 데이터를 반영하고 전화조사도 실시해 결과값을 보정하지만 1384만여 명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국힘, 9곳서 구사일생…‘야당 200석’ 막은 진땀승부 어딘가 보니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 결과는 분명 국민의힘의 참패인데 선방한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출구조사에서 범야권 200석이라는 워낙 비관적인 전망 아래 개표가 시작되다 보니 실제 결과가 오히려 나아 보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한 쪽에 전권을 몰아주지 않는 국민들의 견제 심리가 절묘하게 작동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거센 정권심판론으로 여당이 100석까지 위태로워지다 보니 막판에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려는 심리가 발동한 것”이라며 “국민들이 탄핵 논쟁까지 가는 그런 혼란까지는 아니라고 본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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