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motion sickness)는 운동 수단이나 진동에 의한 자극이 일으키는 일과성의 병적 반응을 말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낚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차멀미는 안 하는데 뱃멀미로 고생했다는 글이 자주 인터넷에 올라온다. 차멀미를 안 하는 사람도 뱃멀미는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유는 바다의 특성상 요동하는 세기가 강하고 방향 자체가 훨씬 다양하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에 스트레스를 받아 집에 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멀미했다는 자조 섞인 얘기도 있다.
멀미(motion sickness)는 운동 수단이나 진동에 의한 자극이 일으키는 일과성의 병적 반응을 말한다. 가속도병 ·동요병(動搖病)이라고도 한다. 주로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흔들림에 몸의 평형감각이 적응하지 못하여 발생한다. 증상은 어지러움(현기증), 두통과 메스꺼움, 구역질, 식은땀, 잦은 트림, 하품, 비위 약해짐 등 여러 가지다.
운송수단의 발진, 정지, 요동, 흔들림, 시끄러운 엔진소리 등과 같은 원인 자극이 강할수록 증세가 심해진다. 몸의 쇠약, 만성질환 같은 신체적 원인뿐 아니라 두려움, 피로감 등의 정신적 요소도 멀미와 관련이 있다. 가솔린·배기가스 냄새를 맡거나 멀미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면 더욱 심하게 멀미를 느낄 수 있다.
불과 몇 초에서 수십 초 사이에 불과한 엘리베이터(승강기)나 에스컬레이터(자동계단) 움직임, 속도가 일정한 기차 같은 곳에서도 멀미 증세를 겪는 경우라면 매우 민감한 경우여서 진료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릴 때 멀미하다가 커서는 안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릴 때는 멀미가 없었는데 성인기 이후에 멀미를 겪는 사람도 있다. 멀미가 없었는데 멀미가 생긴 경우는 다른 질병이 원인인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다음은 전문의들이 강조하는 약물 사용 수칙과 이동 중에 멀미 증세를 완화하는 요령 및 대증요법이다.
버스는 앞자리, 배는 가운데 자리가 ‘명당’
운송수단에 탈 때는 버스·승용차·기차의 앞자리, 배의 가운데 자리, 비행기의 주날개 앞쪽 자리에 앉는다. 이동 중에는 벨트나 단추 등 신체에 압박을 주는 장치를 느슨하게 풀어준다. 깊은 호흡을 하고 가까운 곳보다는 멀리 경치를 바라보면 도움이 된다. 눈을 감고 있으면 사람에 따라 도움이 되기도 하고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운송수단의 역방향보다는 앞을 보고 앉는 것이 좋다.
멀미를 자주 심하게 한다면 미리 약물을 복용해 대처하는 것이 좋다. 패치제, 알약, 씹는 약, 물약 등 다양한 제형이 시중에 나와 있다. 비교적 효과가 빠른 먹는 약(알약, 물약)은 탑승 전 대략 30분∼1시간 이내에 복용한다. 추가 복용이 필요할 때는 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하며 횟수는 하루 2번 이내로 제한한다. 이러한 멀미 약물은 부작용으로 입이 마르고 졸리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을 동반할 수 있어 운전자나 어린이나 노약자가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흔들리는 곳에서 핸드폰 보면 멀미에 악영향
귀 뒤에 붙이는 멀미약을 이용한다면 효과가 느리므로 약효 발효 시간을 고려해 최소한 이동 수단 탑승 4시간 전에는 붙여야 한다. 반드시 한쪽 귀 뒤에 1매만 붙인다. 양쪽 귀에 붙이면 용량 과다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패치 1개는 보통 2∼3일간 효과가 지속된다. 패치를 추가 사용할 때는 기존 패치는 떼어내고 새로 사용할 패치를 처음 붙인 쪽의 반대편 귀 뒤에 붙인다. 이동이 끝나면 패치를 즉시 떼어낸다.
어린이는 반드시 어린이용 패치를 붙여야 하고 고령자, 대사질환, 간질환, 신장질환자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패치제는 임부, 수유부, 7세 이하의 영·유아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패치제 과민증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서 대책을 찾아야 한다.
탑승 전에는 술을 삼가고, 과식도 금물이다. 흔들리는 운송수단 안에서 오래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주시하는 등 시선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잠을 충분히 못 자는 것도 멀미의 원인이다. 차량에서는 환기를 자주 시켜준다. 운송수단에서 내려도 멀미가 계속 나는 경우, 시원한 물을 마시거나 얼굴에 바람을 맞으면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
넷째 발가락 지압·생강조각 씹기 등도 효과
한방에서는 발에 있는 ‘족규음혈’ 지압을 권한다. 양발의 네 번째 발가락 발톱눈 바깥쪽 모서리에서 세로선과 가로선이 만나는 곳에 있다. 위치를 정확히 모르더라도 네 번째 발가락 끝은 주무르거나 뾰족한 것으로 눌러주면 효과가 있다. 상반신을 똑바로 하고 앉아 집게손가락이나 볼펜으로 족규음혈을 꾹꾹 눌러준다.
‘내관혈’ 또한 소화불량, 멀미, 구토에 효과가 있다. 손목 안쪽주름의 정중앙 지점으로부터 3㎝ 정도 아래에 있다. 두 개의 굵은 힘줄 사이에 위치하며,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지그시 눌러 자극한다.
출발 전에 생강이 들어간 무즙을 먹으면 멀미 증상이 줄어든다. 생강즙과 무즙을 반 컵씩 잘 섞은 후 꿀이나 설탕을 적당히 넣는다. 얇게 저민 생강을 준비했다 멀미 증상이 생길 때 1조각씩 꺼내 입에 물면 속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녹차를 수시로 마시는 것도 멀미 증세를 완화한다.
멀미 증세가 심해져 얼굴이 샛노랗게 변하고 토할 것 같으면 참지 말고 최대한 토하는 것이 상책이다. 토할 땐 위생에 주의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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