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왜 귀닫나…전국의대 교수들도 움직일 것’ 서울대 비대위,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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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행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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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대 교수들이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과 관련해 의료계와 강대강 대치를 지속 중인 정부를 향해 “이번 주말을 넘기기 전에 대화를 시작하자”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정진행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은 2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공의,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을 투쟁 최전선에 세우는 현 상황이 맞나. 의대 교수들과 합의점을 도출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며 “정부가 교수들과 대화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전국 단위로 확대해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이미 전국 상급종합병원에서 비대위 구성이 진행 중이다.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들도 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선생으로서 학생 보호가 가장 긴급한 임무이기에 중재 역할을 자임했으나 정부 관계자는 ‘서울대 비대위는 협상 상대가 아니다’라며 채널을 닫아버렸다”며 “이런 식이라면 제한적이나마 돌아가고 있던 병원 진료가 열흘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직 의사들의 등을 떠미는 행위를 자리를 떠나고 있는 데도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과 압박에만 집중하고, 일부 학자와 의사들이 무분별한 발언을 쏟아내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정 위원장은 “전공의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정부가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들과 함께 행동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주말 동안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면 그 이후에는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파국이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립대병원 교수들이 밥그릇을 지키겠다고 이러겠나. 파국만은 막고 싶은 순수한 의도를 무시하지 말아달라”며 간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들은 정부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길 촉구하고 있다. 정부가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비상대책 위원회와 대화할 의지가 있는 지를 명확히 밝힌다면 정부와의 대화를 이어가는 한편,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교수는 학문을 연구하고 지식을 전수하며, 학생을 지도하고 학교행정을 담당하면서 동시에 사회에 봉사한다. 교수로서 갖추어야 할 이 5가지의 기능을 잊지 않는 우리는 학생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이름을 걸고 나섰다
이미 여러 번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명백히 밝힌 것처럼, 우리는 학생들을 지키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급한 임무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우리의 이러한 움직임이 결코 정치적으로 해석되거나 이용되는 것을 경계해왔다. 또한 우리는 의과대학 입학정원의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의 입장이나 반대편에 서 있는 전공의 등 많은 의료인들 중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고 선입견 없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 역할을 자임한다.
수많은 언론인터뷰나 출연요청 또한 거의 거절해 왔으며, 의료 관련 각종 직능단체 및 노동단체의 손짓 또한 거부하면서, 때로는 너무 순진하다는 비난까지 받으면서 며칠을 뜬눈으로 세우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우리의 바램과는 너무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먼저 연락해서 만나겠다’ 라고 분명히 얘기했지만 오늘 이 시점 “서울대 비대위와 대화는 가능하나 협상 상대는 아니다” 라는 지극히 안일한 답변만 받았을 뿐이다. 그 사이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이러다가는 수많은 제자들이 자신의 천직에 대한 회의를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제한적이나마 돌아가고 있던 병원의 진료 또한 이대로 간다면 열흘도 버티지 못할 것임이 자명하다.
의사 확보를 위해 연 2000명의 증원을 이미 확정지어 놓고 있는 정부는 그 숫자의 5배나 되는 현직의사들이 이미 자리를 떠나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처벌과 압박에만 몰두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이나 의사들 또한 방송이나 신문매체 등을 통해 무분별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사태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
우리의 순수한 의도가 이렇게 무시 당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자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파국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교수의 위신이 아니라, 선생의 의무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앉아서 신문이나 방송인터뷰 만을 해서는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수조차 없다는 것을 인식한다.
다시 한번 정부에 촉구한다. 정부는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화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를 명확히 밝히기 바란다. 또한, 사랑하는 일터를 떠나 추운 겨울에 거리를 떠돌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다음과 같이 행동할 것이다. 먼저, 이미 구성되어 활동 중인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전국 단위로 확대 재편 및 연대할 것이다. 이미 전국의 상급종합병원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진행 중이고, 우리는 함께 움직일 것이다.
다음으로, 전공의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계속하면서, 대신 정부의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다면 이들과 함께 행동할 수 밖에 없음을 밝힌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정부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서 수준 있는 토론을 통해 국민건강의료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함께 만들고, 이를 함께 실현해 나간다면 충분하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 있어서 이번 주말이 골든타임이라고 느끼고 있다. 주말 동안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면 그 이후에는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파국이 닥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담아 이렇게 입장문을 발표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정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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