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울어요"…푸바오 마지막 퇴근길, 끝내 눈물 보인 사육사

푸바오 퇴근길 아쉬워하는 관람객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두 사육사. 사진 SNS 캡처

푸바오 퇴근길 아쉬워하는 관람객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두 사육사. 사진 SNS 캡처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의 마지막 퇴근을 아쉬워하는 관람객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날 오후 에버랜드에서 푸바오를 마지막으로 만난 관람객이 올린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서 강 사육사는 판다월드 마감 후에도 주변에서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관람객들을 달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강 사육사는 아쉬워하는 관람객들에게 “집에 안 가고 뭐 해요? 집에 빨리 가야지. 인제 그만 울어요”라고 했다. 그는 “푸바오 잘 키우고 잘 관리해서 갈 수 있도록 돌 볼 것”이라며 “우리 푸바오가 어떻게 보내고, 잘하고 있는지 소식 전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또 “나중에 30일 후에 또 울어야 하잖아요. 오늘은 그만 울고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가시라”며 “루이, 후이(푸바오의 쌍둥이 동생) 보러 안 오실 거예요? 우리 그때 또 만나면 되잖아요”라고 했다.

강 사육사는 이어 “저도 오늘 아침 루이, 후이한테 그랬거든요. 아이고 너희가 있어서 천만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터지려는 눈물을 참은 강 사육사는 관람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그만 울고 집으로 돌아가세요. 다음에 또 만나요”라고 인사했다. 그는 관람객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다시 한번 인사한 뒤 얼굴을 감싼 채 걸음을 돌렸다.

푸바오가 일반 관람객들을 만나는 마지막 날인 3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 실내 방사장에서 푸바오가 대나무 인형을 끌어안고 있다. 연합뉴스

푸바오가 일반 관람객들을 만나는 마지막 날인 3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 실내 방사장에서 푸바오가 대나무 인형을 끌어안고 있다. 연합뉴스

‘푸바오 작은할아버지’ 송영관 사육사도 판다월드숍 앞에서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나오던 중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람객들을 그런 송 사육사를 향해 “울지 마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흐느꼈다.

송 사육사는 감정을 추스르고 “너무 감사하다. 여러분들이 푸바오와 인사를 나누는 자리인데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 푸바오가 어떤 모습을 보여야 여러분들이 편안하고 위안을 받을까”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여러분들이 저보다 좀 더 (빨리) 푸바오와 이별을 하는데, 그 모습이 한 달 후에는 제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어서 오늘은 제가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잘 참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푸바오는 이날을 끝으로 방사장 생활을 마친 뒤 내실로 들어가 한 달간 비공개 상태로 지낸다. 이 기간 특별 건강 관리와 이송 케이지 적응 훈련 등 4월 3일 중국에 가기 위한 절차를 밟는다.

푸바오는 이후 중국 쓰촨성의 ‘자이언트판다 보전연구센터’에서 생활하게 된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만 4세가 되기 전에 짝을 찾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국으로 이동하는 항공편에는 강 사육사가 동행할 예정이며, 팬들과 함께 배웅하는 환송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다음 달 중국으로 돌아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마지막 공개에 앞서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다음 달 중국으로 돌아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마지막 공개에 앞서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한국에서 자연 번식으로 처음 태어난 판다로, 생후 100일 무렵 지어진 이름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푸바오는 3년여간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관람객들을 만나며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김은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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