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도 즐겨찾는 GS 구내식당…하루 2천명 찾는 '맛집'으로

허태수 GS그룹 회장 “직원들 먹는 음식 중요”…’그래잇’ 리모델링 후 이용률 2배로

‘식단 고급화’ 등으로 주변 맛집과 경쟁

‘랍스터 급식’ 김민지 총괄매니저 “끼니 때우는 곳 아닌 동료와 행복 느끼는 곳”

회장님도 즐겨찾는 gs 구내식당…하루 2천명 찾는 '맛집'으로

GS그룹 구내식당 브랜드 ‘그래잇’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20분 서울 역삼역 주변에 자리한 GS타워의 지하 2층 구내식당 ‘그래잇'(GREEAT).

다소 이른 점심시간이었지만, GS그룹의 직원 100여명이 식사하고자 20m 이상 긴 줄을 이뤘다.

직원들은 점심 메뉴 3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그래잇 내부는 은은한 조명 아래 고급스러운 우드톤으로 꾸며졌다. 세련된 디자인의 식탁까지 더해져 구내식당이 아닌 호텔 뷔페식당에 와 있는 듯한 착각까지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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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구내식당 브랜드 ‘그래잇’

◇ 직원들 이용률 60% 달해…2020년 리모델링 후 2배로 ‘껑충’

이날 그래잇 3개 코너 중 G코너에서는 삼겹살 구이와 흑미밥, 아욱된장국, 미니 김치말이 국수, 모듬 쌈이, E코너에서는 통삼겹 동파육과 흰밥, 조림계란, 얼큰 야채탕, 만다린 과일샐러드가 나왔다.

두 메뉴 모두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제공됐다.

일반식이 마련된 R코너에는 산채비빔밥과 달걀부침, 미니 이색전, 찹쌀 꽈배기가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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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잇 특식 메뉴

이날 점심에는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있는 특식이 제공됐다. 특식은 E코너의 통삼겹 동파육이었다.

‘이름난 중식당에서 판매되는 동파육’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육즙은 풍부했고 입에서 녹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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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잇 식당 내부 모습

그래잇은 GS칼텍스를 포함한 7개 계열사 직원 3천300여명이 한데 모여 식사할 수 있을 만큼 넓고 쾌적했다.

식판을 들고 이동할 때 혹시 누구와 부딪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없었고, 식탁 간 간격이 넓어 옆 좌석의 대화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한꺼번에 직원이 몰리면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혼잡할 수 있어 계열사마다 시차를 두고 그래잇을 찾도록 했다. 오전 11시 20분부터 배식을 시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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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구내식당 그래잇 내부

그래잇은 여기에 ‘맛’을 더했다.

GS타워는 크고 작은 회사들이 밀집한 곳에 위치한 데다, 젊은층이 자주 찾는 강남역에 인접해 있다. 따라서 주변에는 유명 맛집들이 즐비하다.

이런 가운데 직원들은 구내식당 그래잇을 주저 없이 ‘최애 단골식당’으로 꼽는다고 한다.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뜻이다.

GS그룹에 따르면 그래잇의 실제 입주 인원 대비 급식 인원 비율을 뜻하는 식수율은 50%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금은 하루 평균 1천900∼2천명이 이용하는 만큼 식수율은 60%에 육박한다.

서울의 일반 사무빌딩 내 구내식당 식수율이 30%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0%를 뛰어넘는 그래잇의 식수율은 ‘꿈의 수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잇은 발음상 ‘훌륭하다'(Great)로 들릴 수 있고, ‘그래, 먹자'(Gre, Eat)라는 의미도 있다.

일반 기업과 별 차이 없던 이 구내식당은 2020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재탄생하면서 그래잇이라는 명칭을 갖게 됐다. 리모델링 후 이용률은 두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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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구내식당 브랜드 ‘그래잇’의 총괄 매니저인 김민지 씨

◇ 식단 고급화·선의의 경쟁…그 뒤엔 ‘스타 영양사’ 김민지씨

그래잇의 인기 비결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식단의 고급화, 선의의 경쟁, 그룹 경영진의 적극적 지원이다.

식단의 고급화는 ‘스타 영양사’로 불리는 김민지 총괄 매니저가 사실상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매니저는 GS그룹으로 오기 전 경기 파주 세경고의 영양사로 있으면서 한정된 재원으로 학생들에게 ‘랍스터 급식’을 선보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랍스터 영양사’로도 불린다.

지난 2016년에는 학생건강증진 분야 유공자로 선정돼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그만큼 ‘맛있고 몸에 좋은 급식’에 진심이다.

김 매니저는 2020년 그래잇의 리모델링과 함께 GS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매니저는 신선한 재료 찾는 것은 물론 국내에 소문난 직원식당 ‘톱10’을 둘러보며 벤치마킹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노력이 모여 그래잇의 특식이 나온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맞춰 ‘랍스터 특식’이 나오는 것은 물론, 유명 맛집과의 ‘콜라보’도 이어가고 있다. 베이글 맛집과의 콜라보 메뉴가 나온 날에는 식당 밖 지하주차장까지 줄이 늘어섰다.

김 매니저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바쁜 일상에 치여 끼니를 때우는 곳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을 느끼고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식단 품질과 관련해 “그래잇 이용자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모니터링도 꼼꼼하게 한다”며 “사내 전용 앱에 올라오는 직원들의 솔직한 평가도 메뉴 선정과 개발에 적극 반영한다”고 했다.

직원들이 익명으로 올릴 수 있는 불만 제기나 식단 이용 후기는 김 매니저뿐만 아니라 직원 모두에게 공개된다.

물론 그래잇이 직원들의 ‘최애 단골식당’이 된 데는 김 매니저뿐 아니라 지금도 신메뉴 개발에 힘을 쏟는 한식·중식·양식 전문가인 호텔 출신 셰프 5명, 점장, 영양사 등 그래잇 직원들의 노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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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구내식당 브랜드 ‘그래잇’의 총괄 매니저와 셰프들

그래잇 내에서는 ‘선의의 식단 경쟁’도 펼쳐진다.

그래잇은 다른 구내식당과 달리 외주 단체급식업체 2곳을 두고 있다. 아워홈이 2개 코너를, GCS가 1개 코너를 맡고 있다. 2개 업체가 매일 맛과 품질에서 자연스럽게 경쟁하는 셈이다.

이런 경쟁에 따른 고품질 식단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주요 정부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다른 대기업 등 수십 곳이 이곳을 방문해 노하우를 배우기도 했다.

나아가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직원 복지 철학’이 구내식당의 대대적 변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허 회장은 물론 GS그룹 사장단은 평일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으면 그래잇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이곳에는 사전 예약을 하면 점심을 함께하면서 비즈니스 미팅까지 가능한 별실도 있다.

허 회장은 평소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면서 “직원들이 무엇을 먹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구내식당에 대한 관심과 지원 의지도 감추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구내식당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은 2020년 1월 허 회장 취임 직후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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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GS그룹 회장

이곳 일반식 가격은 6천원대다. 특식 가격은 식재료값이 반영돼 9천원대에서 가장 비쌀 때는 1만3천원대에 달한다. 대다수의 그래잇 이용 비용은 급여에 포함된 식대에서 나간다.

사내 전용 앱을 통해 메뉴와 식수 현황을 1분 단위로 실시간 파악할 수도 있다. 다만 일반인은 그래잇을 이용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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