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면 가만 안 둔다”…임효준이 받았던 협박 [쇼트트랙]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8·허베이성 플레잉코치)이 황대헌(25·강원특별자치도청)과 빚은 불화와 중국 귀화로 인해 심각한 위협을 당한 것이 뒤늦게 공개됐다.

중국 포털사이트 ‘왕이(영어명 넷이즈)’는 4월17일 자체 스포츠 콘텐츠를 통해 “임효준은 한국 네티즌에 의해 ‘반역죄’로 낙인이 찍혔다. 조롱과 비꼬기 같은 부도덕한 수준을 넘어 신변에 대한 구체적인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2019년 6월 임효준은 쇼트트랙대표팀 훈련 도중 황대헌 바지와 팬티를 벗겨 선수단에 엉덩이를 드러냈다는 강제추행 혐의에 몰렸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019년 11월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고 2020년 5월 1심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자 한 달 뒤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한국 오면 가만 안 둔다”…임효준이 받았던 협박 [쇼트트랙]

임효준 황대헌이 2018년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쇼트트랙 1000m 예선에서 코스를 다투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임효준은 2020년 11월 2심 무죄 판결 및 2021년 6월 대법원 상고 기각으로 법적 책임과 대한빙상경기연맹 징계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이미 중국으로 바꾼 국적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왕이’에 따르면 임효준은 “귀화했다고 네가 중국에만 있지 않을 거 다 안다. 언제든 한국을 오면 너 같은 역적은 납치해 버리겠다.” “현역 은퇴하면 결국 한국으로 돌아올 거지? 그때 반역자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겠다.” 같은 위협에 시달렸다.

임효준은 중국대표팀 데뷔 두 시즌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작년 남자 500m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지만, 실수에 의한 규정 위반(측정 장비 미착용) 때문에 실격당한 불운을 생각하면 사실상 5차례 우승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오면 가만 안 둔다”…임효준이 받았던 협박 [쇼트트랙]

임효준이 2023년 제47회 세계쇼트트랙선수권 남자계주 결선 진출 후 중국 팬들의 응원에 고마워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왕이’는 “임효준은 쇼트트랙 선수로서 (월드클래스 실력에 걸맞은) 존중을 원했다. 중국 빙상계는 (존중을 넘어) 존경 어린 시선으로 대하고 있다.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더 좋은 무대와 플랫폼 또한 제공했다”며 강조했다.

임효준은 2023년 제47회 세계선수권 서울대회 남자 계주 우승 과정에서 통솔력을 인정받았다. 2024년 제48회 세계선수권(@네덜란드 로테르담) 중국쇼트트랙 국가대표팀 ‘링셴’으로 임명된 이유다.

링셴(领衔)은 한국스포츠 ‘주장’과 비슷한 개념이다. 중국은 금메달 4개로 올해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임효준은 ▲남자 500m ▲남자 계주 ▲혼성 계주 3관왕으로 반짝였다.

“한국 오면 가만 안 둔다”…임효준이 받았던 협박 [쇼트트랙]

임효준이 2023 세계선수권 혼성계주 결선 진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한국대표팀 시절 임효준은 2018년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1500m 금메달 및 500m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9년 제44회 불가리아 소피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000·1500m 금메달 ▲남자 계주 금메달 ▲개인종합 우승까지 4관왕으로 쇼트트랙 월드 넘버원으로 우뚝 섰다.

올림픽 챔피언은 1500m였지만, 500m로 주 종목이 바뀌었다. 계주 우승을 이끄는 베테랑 리더로서 면모 역시 귀화 전에는 볼 수 없던 장점이다.

“한국 오면 가만 안 둔다”…임효준이 받았던 협박 [쇼트트랙]

임효준은 중국 최대 SNS 웨이보가 주최한 2023 스포츠 어워드 올해의 남자선수상 후보였다.

‘왕이’는 “쇼트트랙대표팀은 임효준 합류 후 확실히 나아졌고 더 잘하고 있다. 선수 개인 역시 발전한 역량들이 있다. 시련이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되고 있는걸까. 어쩌면 중국이 한국보다 진정한 자신을 보여주며 빛을 발할 수 있는 무대일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임효준은 중국에서 (쇼트트랙 데뷔 이후)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받을 줄 알고 있었을까요? 한국과 달리 모든 게 잘 풀리고 있습니다. 지금쯤 축복받은 국적 변경 선택이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 왕이 –

“한국 오면 가만 안 둔다”…임효준이 받았던 협박 [쇼트트랙]

중국대표팀 주장 임효준이 2024 세계선수권 500m 우승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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