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한강 수상호텔·리버버스 강행…환경단체 “우려”

서울시, 오피스·도심 마리나 등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

연간 9256억원 경제효과 내세웠지만 사업성은 ‘미지수’

오세훈, 개발 인한 생태계 훼손 지적엔 “나무 더 심을 것”

오세훈, 한강 수상호텔·리버버스 강행…환경단체 “우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시청에서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서울시가 한강 물 위에 오피스·호텔과 도심형 마리나를 짓고 리버버스를 띄워 2030년까지 한강 수상 이용자를 연 10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간 9256억원의 경제효과라는 ‘장밋빛 청사진’도 내놨지만, 경제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환경 파괴 우려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서울시청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지난해 수변 이용을 활성화하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에는 수상 이용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세빛섬처럼 한강 수면 위에 떠 있어 수위가 올라가도 잠기지 않고 떠오르는 수상호텔과 수상오피스를 조성하기로 했다. 24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수상푸드존도 만들어 판매 부스 15~20개를 유치한다. 한강대교 북단 교량 위의 전망카페인 ‘직녀카페’는 숙박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올해 하반기에 문을 연다. 오는 10월 리버버스 도입을 앞두고 현재 운행 중인 수상택시는 7월 폐지한다.

잠실에는 중대형 선박이 계류할 수 있는 중규모 이상의 ‘잠실마리나’를 짓는 등 한강 선박 계류시설의 용량을 현재의 130선석에서 1000선석으로 늘린다. 여의도에는 대형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을 마포대교 남단에 만든다. 5000t급 이하 여객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서울항도 여의도에 2026년 하반기 개항을 목표로 조성한다.

서울시는 이런 계획이 완성되면 지난해 90만명 수준인 한강 수상 이용자 수가 2026년 500만명, 2030년 1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효과는 9256억원에 달하고 6845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도 했다.

예상 사업비 5501억원 가운데 서울시 재정으로 2366억원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민간 투자 등을 유치해 마련한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서울연구원의 관련 용역과 수요조사, 지역별 산업연관표와 취업유발계수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오 시장 이전 임기에 벌인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도 세빛섬, 한강 교량 전망카페, 수상택시 등 비슷한 수상시설들이 포함됐으나 경제성에는 의문부호가 붙어왔다.

주 본부장은 “전망카페는 최고가 낙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했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리모델링하는 카페는 시가 사업비·위탁금을 주고 민간이 전문적으로 운영하도록 방식을 바꿨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적인 개발이 환경 파괴로 이어지리란 우려도 있다.

오세훈, 한강 수상호텔·리버버스 강행…환경단체 “우려”

굴착기 앞에 선 활동가들 “사업 중단” 서울시가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한 24일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들이 성동구 리버버스 선착장 예정지에서 한강 리버버스 사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서울환경연합은 이날 성동구 옥수역 인근의 리버버스 선착장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착장을 위해 호안식생을 제거하고 강바닥을 굴착기로 파내고 있는데, 지하철보다 빠르지 않은 리버버스가 대중교통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 시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선박에 친환경 연료를 쓰고 나무도 더 많이 심는 등 자연과 상생하는 계획을 구상했다”며 “수상 이용 활성화로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재임 때 ‘한강 르네상스’ 계획 역시 자연성 회복과 수변 이용 활성화를 목표로 밝혔던 점을 강조하며 “10여년 지난 뒤 돌이켜보면 한강 수변 생태계가 더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윤승민 기자 [email protected]

ⓒ경향신문(http://www.kh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