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지역, KTX이음 정차역 유치경쟁… "역마다 서면 완행" vs "몇분이나 정차한다고" [fn패트롤]

부·울지역, KTX이음 정차역 유치경쟁… “역마다 서면 완행” vs “몇분이나 정차한다고” [fn패트롤]

KTX-이음 열차가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내년 초 철도 중앙선 KTX-이음 열차의 완전 개통을 앞두고 울산과 부산지역 지자체들의 정차역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준고속열차라는 KTX-이음의 특성이 정차역 유치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면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정차역 선정은 오는 10월 이뤄진다.

14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서울 청량리역과 부산 부전역을 연결하는 준고속열차 KTX-이음은 지난 2021년 1월 청량리역~경북 안동역 구간을 우선 개통했다. 현재 공사 중인 안동역~영천역 구간의 복선전철 공사가 올해 말 완료되면 이미 완공된 경주~울산~부산 구간을 연결, 2025년 초 전 구간 개통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기장군과 해운대 등 부산 동부지역 6개 역에 이어 울산에서도 올해 초부터 북구와 울주군이 ‘북울산역’과 ‘남창역’을 KTX-이음 정차역으로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지난 4·10 총선 때 출마 후보들의 공약에 포함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북울산역의 경우 정차역 유치 타당성 조사 결과 2030년 기준 이용 수요가 하루 평균 3300여명으로 예측됐다. 또 경주 남부권 주민도 북울산역을 이용할 수 있어 수혜 인구는 33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울주군 온양읍에 위치한 남창역도 타당성 조사 결과 기존 동해선 남창역사를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 건설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연 13만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대비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두 지역은 울산의 서쪽에 치우쳐 있는 KTX울산역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인구 유입과 도시 규모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문제는 지역의 기대와 달리 준고속열차라는 KTX 이음의 특성상 정차역 수가 최소화될 가능성이다.

청량리역에서 부전역까지 2시간 50분이면 도착하는 KTX-이음의 최대 시속은 260㎞이다. 이 때문에 정차역 사이 거리가 적어도 수십 킬로는 돼야 한다는 게 일반적 견해이다.

경주역~북울산역 32.2㎞, 북울산역~태화강역 9.7㎞, 태화강역~남창역 16.2㎞로, 경주역~북울산역 구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준고속열차에 부합하지 않는 역간 거리이다. 유치 경쟁 중인 부산 좌천역, 일광역, 기장역, 신해운대역, 해운대센텀역, 동래역 등 6개 역 또한 서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과 부산 시민들은 정차역을 다수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울주군 온양읍 주민 서모씨(56)는 “청량리에서 울산까지만 오면 목적지까지 거의 다 온 셈이고 여기서부터는 부산 부전역까지는 많은 손님이 타고 내리기 때문에 고작 몇 분의 정차 시간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거꾸로 상행선도 마찬가지로 서울 가는 손님을 많이 태워야 열차도 적자를 보지 않는데 부산 울산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오는 10월 최종 결정을 앞두고 태화강역, 북울산역, 남창역의 KTX-이음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강조해 최대한 많이 정차역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한 교통전문가는 “필요에 따라서는 시간대별로 정차역을 따로 선정하는 ‘선택 정차’를 적용하는 등 KTX-이음 실수요자들의 의향을 반영해 정차역을 선정하고, 탑승 수요가 적은 구간에서 운행 시간을 확보하면 된다”라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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