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소금만 줄이면 된다? 단백질·인(燐) 섭취도 주의해야

만성콩팥병, 소금만 줄이면 된다? 단백질·인(燐) 섭취도 주의해야

만성콩팥병, 소금만 줄이면 된다? 단백질·인(燐) 섭취도 주의해야

게티이미지뱅크

35세 이상 성인 7명 가운데 1명(13.8%)이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고혈압 등 원인 질환에 노출된 사람이 늘면서 만성콩팥병 환자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만성콩팥병은 단백뇨가 있거나 ‘사구체 여과율(GFR)’ 60mL/분 미만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한다. 사구체 여과율은 콩팥이 1분 동안에 걸러주는 혈액량을 말한다.

당뇨병·고혈압 등의 원인 질환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이 없어도 평소 콩팥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필자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항상 “싱겁게 드시고, 가공식품과 육류 섭취를 줄이세요”라고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한국인의 식습관이 콩팥 건강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달려가는 듯해서 우려된다. 국민건강통계(2021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른 섭취 비율이 높은 1~3위가 나트륨(188.6%), 인(175%), 단백질(143.2%)이었다. 여성도 나트륨(133%), 인(129.8%), 단백질(118.6%)로 비율은 남성보다 낮았으나 순위는 같았다.

이 세 가지 영양소는 대사 과정을 거친 뒤 노폐물이 콩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이 세 가지 영양소 과잉 섭취는 만성콩팥병의 직접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인의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나이와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으나 대개 50~60g이다. 하지만 이보다 두 배 이상 먹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70대 여성 A씨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100g이다. A씨는 “기운을 차리려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라고 말하곤 한다. A씨의 사구체 여과율은 60mL/분를 살짝 넘고 있는 상태라 육류 섭취를 줄이라고 말하는데도 고집을 꺾지 않는다.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콩팥에서 혈액을 거르는 사구체의 ‘과(過)여과’를 초래해 사구체 조직 손상→사구체 내부 압력 증가→사구체 조직 손상이라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성콩팥병으로 악화한다.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몸무게 1㎏당 0.8g이다. 70㎏인 사람은 56g을 먹는 게 좋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몸무게 1㎏당 1g을 권장량으로 한 적도 있으나 최근에는 0.8g으로 줄이라고 권고한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0.6~0.8g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가 콩팥을 나쁘게 만든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소금은 혈관 수분량을 늘려 고혈압을 일으킨다. 그뿐만 아니라 혈관 내벽을 손상해 동맥경화증을 부르고, 이것이 고혈압·만성콩팥병·뇌졸중 등을 일으킨다.

과잉 섭취하는 세 가지 영양소 중에서 인(燐)의 위험성은 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 과잉 섭취도 만성콩팥병의 주요 악화 요인이다. 콩팥 기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인 배출이 어려워져 콩팥·뼈 등 각종 장기에서 질병이 발생한다. 인이 많은 대표적인 음식이 우유·유제품과, 우유를 넣은 빵·과자·아이스크림 등의 가공식품이다. 청량음료에도 인이 들어 있다.

“나는 하루에 우유 한 잔밖에 안 먹으니 인 섭취가 많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유 외에 빵·아이스크림·청량음료 등을 즐기면서 인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만성콩팥병, 소금만 줄이면 된다? 단백질·인(燐) 섭취도 주의해야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