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처럼… 서울에 ‘주교복합’ 들어선다

도쿄처럼… 서울에 ‘주교복합’ 들어선다

서울의 주교복합, 도쿄 야에스 – 서울 종로구 효제초등학교 자리에 학교와 아파트가 합쳐진 ‘주교복합’ 단지가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학생이 줄어드는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해 서울교육청과 서울시,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이 함께 추진 중이다. 학교와 호텔, 터미널 등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는 일본 도쿄의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빌딩(오른쪽)’과 비슷한 방식이다. 왼쪽은 SH가 발표한 가상의 ‘주교복합’ 단지 모습. /서울주택도시공사·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서울에서도 학교와 아파트를 합쳐 개발하는 이른바 ‘주교(住校) 복합 단지’가 추진된다. 지금까지 학교의 유휴 부지는 문화·체육, 돌봄 시설 등으로 활용돼 왔으나, 학교와 아파트를 복합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등학교와 가까운 아파트를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고 부르는데, 이젠 아파트를 품은 초등학교인 ‘아품초’가 생기는 것이다.

16일 서울시와 서울교육청,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 따르면, 서울교육청과 SH는 이달 초 종로구 효제초등학교와 중부교육지원청 부지를 시범 사업지로 선정해 구체적인 개발안을 만들기 위한 연구 용역에 들어갔다.

종로5가역 앞에 있는 효제초 부지 1만6798㎡에 중부교육지원청 부지를 합치면 2만여㎡에 이른다. 1895년 설립된 효제초는 1960년대 중반 학급 수만 60학급이 넘고, 전교생이 500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도심 공동화 등으로 2014년 기준 전교생이 356명에서 작년 209명으로 10년 만에 41%가 줄었다. 이 학교처럼 전교생이 240명 이하인 초등학교와 300명 이하의 중·고교를 서울교육청은 ‘소규모 학교’로 분류하고 있다.

SH 등이 검토 중인 개발안에 따르면, 우선 학교 부지에 고층 복합 빌딩을 지어 학교와 아파트가 한꺼번에 들어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예컨대 저층에는 학교가 들어가고, 중·상층부에 상업 시설이나 아파트가 들어가는 것이다. 일본 도쿄역 뒤편에 있는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빌딩 등과 비슷한 모델이다.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빌딩은 구립 초등학교를 포함한 야에스 지역을 재개발해 지어졌다. 45층 건물에 초등학교와 유치원, 고속버스터미널, 호텔 등이 다 들어가 있다. 1~4층에 초등학교가 들어가 있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출입구는 건물 뒤편에 따로 설치했다. 이 학교 학생 수는 230명가량으로, 종로구 효제초처럼 ‘소규모 학교’다. 빌딩 꼭대기인 40~45층에는 5성급 호텔인 ‘불가리 호텔’이 들어서 있고, 나머지 공간은 업무 및 상업 시설이 입주해 있다.

또 하나의 방안은 넓은 학교 부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다. 교실 등 학교 시설은 필요한 만큼 다시 짓고, 나머지 땅에 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다만 학생들이 아파트 내 공동 시설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학교 유지를 위해 유치원에서 중학생까지 자녀를 둔 가정을 아파트에 의무적으로 일정 부분 채우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SH 관계자는 “야외 운동장이 없어지면 아파트 내 체육 시설을 주민들과 함께 쓰도록 하는 등 학생들의 교육 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교육청과 서울시, SH 등은 작년 말 협의체를 구성한 뒤, 이번에 효제초의 주교복합 개발을 위해 분양 비율, 기부채납 방식 등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도쿄처럼… 서울에 ‘주교복합’ 들어선다

지난 2012년 116만명에 달했던 서울 내 초·중·고 학생 수는 올해 77만1150명으로 34%나 감소했다. 작년 3월 광진구의 화양초는 신입생 수가 급격히 줄어 폐교됐다. 서울 내 소규모 학교 수도 2014년 35곳에서 2022년 119개로 3배 이상 늘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주교 복합 사업은 작아지고 있는 학교를 폐교하지 않고 살리자는 것이며, 통학 여건과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했다.

서울교육청은 효제초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 학생 수가 줄어드는 학교 모두를 검토 대상으로 놓고, 주교 복합 단지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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