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 말라""예의 아냐"…분당 김은혜·김병욱 벌써 거칠어졌다

지난 5일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실에서 4·10 총선 예비후보 간 입씨름이 벌어졌다. 분당갑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주인공이었다.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책실장직 신설 등 조직개편안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책실장직 신설 등 조직개편안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 전 수석은 인사말을 통해 “분당에서 재건축이 정말 중요하다”며 “(하지만) 민주당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앉아있던 김 의원이 “아니라고 했잖나, 사실만 이야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 사이에선 “흥분하실 일이 아니다”(김 전 수석), “예의가 아니다”(김 의원) 등 몇 차례 언쟁이 오갔다. 이 지역에서 여야 간 신경전이 얼마나 치열한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갑·을로 나뉜 분당은 현재 여야가 하나씩 양분하고 있다. 분당갑엔 2022년 6월 보궐선거로 입성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분당을엔 재선 현역인 김병욱 의원이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당은 분당을을, 야당은 분당갑을 탈환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지난해 11월 7일 더불어민주당 글로벌기업경쟁력강화 모임이 국회에서 ‘SK의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력과 책임 경영의 시사점’이란 주제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지난해 11월 7일 더불어민주당 글로벌기업경쟁력강화 모임이 국회에서 ‘SK의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력과 책임 경영의 시사점’이란 주제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당을 대결 구도는 명확하다. 김은혜 전 수석과 김병욱 의원이 이미 경합을 시작했다. 화두는 이 지역 1기 신도시 노후 주택의 재건축 문제다. 김 전 수석은 지난 2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천 신청 서류를 접수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분당의 재건축을 김은혜가 완성하겠다. 전국에서 최다 선도지구가 지정될 수 있도록 제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을 거론하며 “(제가) 21대 국회에서 특별법을 최초 발의했다”며 “분당 국민께 드렸던 그 약속을 완성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도 1기 신도시 특별법 통과를 본인 성과로 삼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상임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해당 법안에 대해 “양두구육(羊頭狗肉)법”(김희국 국민의힘 의원) “그냥 프로파간다(propaganda·선동) 의미”(맹성규 민주당 의원)라고 지적하자 “하루빨리 해주는 것이 우리 정치권과 행정부의 책임이고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김병욱과 민주당의 끈질긴 설득과 노력으로 특별법 통과를 끌어낼 수 있었다”며 “분당 주민들은 ‘민주당이 재건축을 반대하고 있다’는 말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달 16일 서울시 종로구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달 16일 서울시 종로구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분당갑 맞상대는 미정이다. 민주당에서는 지난달 초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이 분당갑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지호 전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의 출마 선언으로 중도 하차했다. 여 전 비서관은 지난 1일  “친명 친문 갈라치기, 자객 출마 등이 난무하는 살벌한 정치 세계에 친명친문의 단결, 민주당의 단합된 힘을 위해 작은 돌이라도 던지겠다”고 불출마 사유를 밝혔다.

 

최근 들어 민주당 안팎에선 서울 종로 불출마 뜻을 밝힌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의 전략공천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안 의원이 대선후보 출신 중량급 정치인인 만큼,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강원도지사를 역임한 중진급을 맞붙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략공천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최근 몇몇 의원들이 비공식적으로 이 전 총장의 분당갑 전략공천을 요청했다”며 “공관위에서 공식적 요청이 있거나 전략공관위원들의 판단이 있으면 분당갑을 전략지역구로 변경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email protected]

ⓒ중앙SUNDAY(https://www.joongang.co.kr/sunda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