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영주 "'출마하려 탈당' 지적 아프지만…민주당이 쳐냈다"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부의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김 부의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전민규 기자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부의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김 부의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전민규 기자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국회부의장이 4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의원평가 하위 20%’에 반발해 1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 사흘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라거나 “총선 출마용 입당”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김 부의장은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5년 동안 민주당에서 한 길을 걸어온 저로서는 참 아픈 지적”이라며 “지난달 19일 탈당을 선언한 시점부터 1일 탈당할 때까지 열흘가량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해온 동료 의원들을 쳐내는 걸 보면서 민주당이 정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는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국회 본청 국회부의장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진행됐다. 김 부의장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국회부의장 사직서를 냈다. 3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최종 처리된다.

 

민주당에서 출마 기회를 잃자 당을 옮겼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 지적은 참 아프다. 하지만 민주당이 나를 쳐내기 위해서 의도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역민 의견을 들어본 결과 국민의힘에서 민생 정치를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입당을 결심한 거다.”

‘민주당에서 누릴 것 다 누리고 국민의힘으로 갔다’는 비판이 있다 “영등포갑은 제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낙선했을 때만 해도 민주당 지지세가 약했다. 이후 지역을 잘 챙기면서 표밭을 바꿨다. 국회부의장에 도전할 때도 민주당에서 경선했다. 누리기만 한 게 아니다.”

국회의장을 노리기 위해 당을 옮긴 건 아닌가. “절대 아니다. 국민의힘에는 6선이 될 의원도 많은데, 내 자리가 있겠느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반대 정당으로 가는 분은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사당화’(私黨化)한 이 대표에 대해서도 국민이 판단할 거다. 일 잘하던 의원들을 ‘하위 20%’에 넣으면서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는 이 대표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4일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4일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연합뉴스

 

김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7~2018년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내면서 ‘주52시간제’를 도입했다. 보수층은 “기업환경이 악화하는데 역할 했다”고 지적한다. 김 부의장은 “우리 국민이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사하는 등 삶이 피폐해지고 있을 당시 국민 행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현 정부는 주52시간제 유연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주52시간제 수정을 시도하거나, 노동환경을 악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끈다면 앞장서서 막겠다.”

정체성이 다른 정책도 많은데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필요할 때는 정부를 충실히 견제하겠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여당 의원으로서 정부 지원에 애쓰겠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김 부의장은 합리성을 기준으로 정치해온 큰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다. 김 부의장은 “정치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선 안 된다”는 말로 화답했다. 그간 영등포갑 공천을 미뤄왔던 당 공관위는 조만간 김 부의장을 이 지역에 우선추천(전략공천)할 방침이다.

 

한 위원장이 입당 전에 영등포갑 공천을 약속했나 “그런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한 위원장이 1일 만찬 때 ‘양극단의 진영 싸움에 국민이 고통받는다. 청년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정치를 하자’고 말한 점에 크게 이끌렸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부의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부의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2020년 ‘정의연 후원금 논란’ 때 윤미향 의원을 옹호하는 성명문에 이름을 올린 게 논란이다. “정치적으로 곤경을 겪는 윤 의원을 돕자고 해 서명했을 뿐이다. 앞장서서 그 문제를 옹호한 적은 없다.”

김효성·박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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