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 조작 수사, 억울한 옥살이 44년…보상금 329억원 받아

‘강간범’ 조작 수사, 억울한 옥살이 44년…보상금 329억원 받아

지난 2020년 8월 29일 성폭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44년간 수감됐던 흑인 남성 로니 롱(68)이 경찰의 조작 수사를 근거로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 제4순회 항소법원의 판결 취소로 출소된 모습. 페이스북 캡처

 

경찰의 조작 수사로 성폭행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44년을 살아야 했던 남성이 출소 후 노스캐롤라이나 주(州) 및 콩코드 시(市) 정부로부터 보상금 2500만달러(한화 329억원)를 받았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흑인 남성 로니 롱(68)은 1976년 54세의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강간 및 절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하지만 2020년 8월 2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 제4순회 항소법원은 당시 경찰의 조작 수사를 근거로 그에 대한 기존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스테파니 태커 판사는 “당시 재판 후 공개된 증거물 중 경찰이 고의로 중요 증거물들을 누락시켰다”라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당시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정액 샘플과 지문은 롱의 것과 전혀 일치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은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

 

롱의 무죄를 위해 싸워온 변호사 제이미 라우 듀트대학교 법학교수는 “당시 그가 무죄임을 확인해 주는 증거물들이 차고 넘쳐났음에도 롱은 44년 동안 감옥에 투옥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무죄에 대해 어떠한 관심도 갖지 않았던 선출직 공무원들의 행태는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석방된 롱에 대해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주법에 따라 그의 보상금을 연간 5만달러(6584만원) 및 일시불 75만달러(9억8767만원)로 책정했다.

 

하지만 인생의 절반을 억울한 옥살이로 보낸 후 칠순이 다 돼서야 석방된 이에게 변호인단은 보상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심지어 롱의 출소를 기다리던 그의 모친은 그가 출소하기 6주 전 세상을 떠나기도 하는 등 롱과 그의 가족은 일생을 고통의 시간으로 보내야 했다.

 

이에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콩코드 시는 총 2500만달러의 보상금 지급에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수사국이 300만달러를, 콩코드시가 2200만달러를 지급하는 식이다.

 

콩코드 시 측은 “롱의 부당한 유죄 판결과 당시 콩코드 시 공무원들의 심각한 판단 오류, 고의적인 위법행위에 대해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발표했다.

 

콩코드 시의회는 “롱과 그의 가족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완전히 되돌려줄 수는 없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책임지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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