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2일 오전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 총선이 끝나고 조 대표의 비례대표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대법원은 사건을 배당하고, 심리에 들어갔다. 앞서 1심과 2심은 조 대표에게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는데, 대법원에서 해당 판결이 확정되면 조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최근 상고이유를 분석하는 등 법리 검토를 시작했다. 대법원 3부는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노정희·이흥구 대법관, 중도 성향으로 알려진 오석준·엄상필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사건 처리 주도권을 갖는 주심 재판관은 엄상필 대법관이 맡았다. 엄 대법관은 앞서 조 대표의 아내인 정경심씨에 대한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했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 1·2심 징역 2년 실형=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를 받고있다.
아들 조원씨의 유학을 준비하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를 허위 발급하고, ▷한영외고 생활기록부를 허위 기재하도록 한 혐의 ▷아내와 함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 문제를 대신 풀어준 혐의 등이다. 또한 딸인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 부산 아쿠아팰리스호텔 인턴 확인서,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등의 서류를 꾸며준 혐의 등을 받고있다.
이밖에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혐의도 적용됐다. 조 대표가 민정수석 시절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라는 게 검찰 시각이다.
1·2심은 위 혐의들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1·2심 재판부는 조 대표에게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다. 단,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은 면제했다. 법정구속이란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가 현장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해 구속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 법조계에선 “1심도 아닌 2심에서 실형을 선고하고도 법정구속하지 않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분석했다.
▶대법원서 판결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만약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확정되면 조 대표는 의원직과 당대표직을 상실한다. 피선거권 역시 5년간 박탈돼 사면·복권되지 않는 한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 등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자는 형의 효력을 잃기 전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3년 이하의 징역·금고는 형 집행 종료 후 5년이 지나야 형이 실효되므로 출소 이후 5년간 출마 자체가 제한된다.
물론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힐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게 법조계 대다수의 의견이다. 하급심에선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지만 대법원에선 ‘법리적’ 판단만 이뤄진다. 법리적으로 맞지 않은 부분은 없는지 등만 살피기 때문에 2심 형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 대법원이 2심 형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한 비율은 최근 약 8%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조 대표의 사건 자체가 사실관계를 강력히 다투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이미 징역 4년을 확정받은 정경심 교수의 재판에서 남편인 조 대표가 공범으로 확정됐기 때문에 유죄 선고 자체를 피하는 건 법리적으로 어렵다.
대법원 안팎에선 이르면 올해 안으로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단, 조 대표 측에서 사건을 맡은 대법관에 대한 기피나 회피를 신청할 수 있어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주심을 맡은 엄상필 대법관은 지난 2021년, 정경심씨 사건에서 2심 재판장을 맡아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동양대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정 전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를 전부 유죄로 봤고,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두 사건이 비슷한 쟁점을 다루는 데다, 정 전 교수도 입시비리 혐의로 추가 기소돼 함께 대법원 재판을 받게 된 만큼 조 대표 측이 재판부를 바꿔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심 대법관이 유죄 심증을 가질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흥구 대법관도 사건을 회피하거나, 조 대표 측에서 회피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이 대법관은 조 대표와 서울대 법대 동기로 학창 시절 편집부 활동을 함께 하는 등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피나 기피가 받아들여지면 다른 재판부에 사건을 재배당하거나, 문제가 된 대법관을 제외하고 선고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은 엄 대법관가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에 직접 관여한 게 아니기 때문에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사건이 접수된 순서대로 대법관들에게 자동 배당하는데, 대법관이 사건 배당을 받기도 전에 특정 사건을 미리 회피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검찰에 대한 국민의 마지막 경고”=한편 조 대표는 총선 결과가 확정된 지난 11일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조 대표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명령이자 마지막 경고”라며 검찰을 향해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및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신속히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조 대표는 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도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선명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지금이 검찰 독재를 끝낼 수 있는 가장 뜨거운 순간이다.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본인에 대한 실형이 확정될 경우에 대해선 지난 1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실형 확정되면) 감옥 가야죠. 재판받느라, 정치하느라 못 읽었던 책 읽고 팔굽혀펴기 하면서 건강 관리 열심히 해서 나와야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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