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마지막 1차 지명' 투수 주승우를 바꾼 말…"나는 공격수"

입단 3년 차에 필승조 투수로 활약…데뷔 첫 세이브까지

“아직 갈 길 멀어…공을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들고 유지하고자 노력”

키움 히어로즈 오른손 투수 주승우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주)승우아, 첫 세이브 축하한다.”

멀리 지나가던 서울고 시절 동기인 강백호(kt wiz)의 한마디에 주승우(24·키움 히어로즈)는 엷게 미소 지었다.

이번 시즌 초반 키움 마운드의 최고 성공 사례가 있다면 오른손 투수 주승우의 성장이다.

주승우는 9경기에 등판해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 중이다.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가 17일 고척 kt전에서 2점을 내주고 첫 패전을 떠안았지만, 위기에서도 적극적으로 타자와 대결하며 작년과는 다른 선수라는 걸 스스로 입증했다.

주승우는 지난 1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기술적인 부분은) 이승호 (1군 투수) 코치님과 마정길 (1군 불펜) 코치님, 심리적인 부분은 김창현 수석코치님에게 도움받았다. 또한 뒤에서 묵묵히 일해주시는 트레이너분들도 계신다. 그분들 덕분에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속구와 포크볼을 섞어서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인 주승우는 지난 시즌까지 속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0㎞ 초반대에 머물렀다.

마운드에서 역투하는 키움 주승우

올 시즌은 최고 시속 152㎞, 평균 140㎞ 후반대까지 구속을 끌어 올리고, 포크볼 완성도를 높였다.

덕분에 피안타율 0.161, WHIP(이닝당 출루 허용) 0.69 등 세부 성적도 불펜 투수 가운데 리그 최상위권에 올랐다.

주승우는 “기술적으로는 팔 동작을 간결하게 바꿨다. 그 덕분에 힘이 분산되는 걸 막고 원래 제가 가진 퍼포먼스를 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심리적으로는 ‘주도권’이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인식한 뒤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주승우는 “김창현 코치님은 ‘투수가 수비수라고 하지만, 투수는 타자를 공격해야 하니까 나는 공격수라는 마음을 가지고 이번 시즌 던져’라고 하셨다. ‘볼을 던지는 순간 투수는 주도권을 넘겨준다.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해서 투수가 주도권을 선점하자’라는 말이 와닿았다”고 했다.

실제로 작년까지는 이리저리 피해 다니다가 볼넷을 내주고, 홈런까지 허용했다는 주승우는 올 시즌 기술적인 성장과 자신감 장착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주승우는 키움의 마지막 1차 지명 선수다.

2022시즌 신인드래프트를 끝으로 KBO리그에서 지역 연고 선수를 우선 지명하는 1차 지명이 사라졌는데, 키움은 구단 사상 최초로 서울고-성균관대 출신의 주승우에게 1차 지명권을 썼다.

키움 주승우의 투구

서울고 재학 당시 강백호와 함께 대통령배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이끌고도 2018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미지명의 아픔을 맛봤던 주승우는 이제야 꽃망울을 터트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대졸 선수라 시간에 쫓겼다. (입단 후)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번 시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있으니 지금처럼 유지해서 대졸 선수도 잘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고 싶다”고 했다.

주승우는 지난 16일 고척 kt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주승우는 ‘집단 마무리 체제’에 가까운 키움 마운드에서 주전 마무리 투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경기를 마무리 짓는 상상은 계속해왔다. 자기 전에도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그림”이라며 “세이브하고 동료들과 세리머니 하니까 정말 좋더라. 최주환 선배님이 기념구를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제 막 1군에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태는 투수가 됐으니, 현재 기량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주승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완전히 (공을) 제 것으로 만들고 유지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보직 관계없이 제 역할에 충실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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