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낸 의대생 “의료계 집단행동 과격…학교·병원으로 돌아가야”

목소리 낸 의대생 “의료계 집단행동 과격…학교·병원으로 돌아가야”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계정에 올라온 글. 사진 인스타그램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계정에 올라온 글. 사진 인스타그램

“제 휴학이 온전한 자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비수도권 의대 본과생)  

“사직이라는 극약처방만이 답이었는지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습니다.” (대학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소셜미디어(SNS)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 계정에는 이 같은 글이 최근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다생의란 최근 불거진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의하지 않는 의대생·전공의를 말한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대생은 동맹휴학으로, 전공의는 집단 사직으로 현재 항의하고 있는데 이에 반기를 든 목소리가 나타난 셈이다.

 

목소리 낸 의대생 “의료계 집단행동 과격…학교·병원으로 돌아가야”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계정. 사진 인스타그램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계정. 사진 인스타그램

이 계정은 지난달 24일 계정 운영을 알리며 “하루빨리 지금 대치 상태가 해소돼 의료진과 의대생이 무사히 병원과 학교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의대생임을 학생증으로 인증한 운영자 A씨는 4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의료계 집단행동 방식이 과격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구성원 면면을 소개해달라. 보안을 위해 공개할 수 없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중심이라는 것만 밝히겠다.

이런 계정이 만들어진 이유가 있나. 정부가 내놓은 의료정책을 보면 지역의료나 공공의료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면적으로 이 정책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는 의대생·전공의에게 동의할 수 없다. 양쪽에 비판 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다른 의견을 낼 창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강 대 강 국면에서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것도 시민에게 알리고 싶었다.

‘다른 목소리’라는 게 무엇인가.  의료계 집단행동 방식이 너무 과격하고 그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늘어난 정원이 공공의료기관이나 지역 시민보다는 대형병원이나 의료 관련 스타트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비판 의식도 있다. 이런 점을 조만간 정리해 알리려고 한다.

집단행동을 어쩔 수 없이 했다는 뜻인지. 의대든 대학병원이든 닫힌 사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은 그 한가운데에 있다. 다른 의견을 표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안에서 이탈자들이 느끼는 두려움이 크다. 내 삶과 커리어에 이탈이 위험을 끼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

두려움 때문에라도 계정 운영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의대는 동기와 선후배가 직장의 동료와 선후배가 되는 구조라 우리 결정이 쉽진 않았다. 하지만 (집단행동에 대한) 문제의식이 명확하니 구성원을 드러내지 않고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의대 증원은 어떻게 보나. 의사 수는 부족하다고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관건은 어떤 토대 안에서 어떻게 늘리는지다. 의사들이 실제로 지역·공공 의료에 갈 수 있는 대안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 지금처럼 ‘어떻게든 가겠지’라는 방식은 실효성도 부족하고, 시민에게 도움 되는 방향도 아니다.

채혜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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