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도, 동료들도 극찬 "이정후, 베테랑 빅리거 같아"

“자신의 루틴으로 타격 훈련”, “이정후 같은 선수들 많았으면”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 “이정후, 팀 변화시킬 것”

주루하는 이정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에게 ‘적응 문제’는 ‘실력 문제’만큼이나 중요하다.

압박감과 부담감을 떨쳐내고 새로운 환경 및 문화,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팀 분위기 속에 잘 스며드는 건 절대 쉽지 않은 과제다.

지난 겨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천3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이정후(25)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오버페이’, ‘검증되지 않은 선수’라는 우려의 시선에도 묵묵하게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옆에서 이정후의 모습을 지켜본 샌프란시스코 구단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이정후가 시범경기 첫 경기를 치른 28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속도를 끌어올리다”라는 기사를 통해 그의 MLB 적응 과정과 주변의 평가를 소개했다.

벤치에 앉아있는 이정후

◇ 스스럼없이 녹아드는 이정후 “좋은 매트리스는 어디서 사야 하나요?”

디애슬레틱은 이정후가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MLB 첫 시즌을 준비하는지부터 설명했다.

이 매체는 “이정후는 거의 매일 한국 취재진의 취재 요청을 받고 있고, 각종 새로운 규정과 불문율을 익히는 등 쉽지 않은 환경에서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정후에겐 경기장 내에서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의 생활도 생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정후는 타지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이정후는 시시콜콜한 궁금증까지 주변에 물어보며 선수단에 녹아들고 있다.

그는 ‘선수단이 묵는 호텔에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는지’, ‘더 많은 타격 훈련을 하려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편안한 침대 매트리스를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동료들과 코치진에게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후의 적극적인 질문 공세와 밝은 성격을 파악한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안심하는 분위기다.

팻 버럴 샌프란시스코 타격 코치는 “이정후에게 야구에 관한 문제는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걱정해도 된다고 조언했다”며 “우리는 모두 그가 이곳에서 편안하게 지내길 바란다. 팀 내 그 누구도 이정후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주루하는 이정후

◇ 이정후 훈련 자세에 감탄한 동료들 “베테랑 빅리거 같아”

현지 적응을 위한 이정후의 노력은 훈련 현장에서 더 돋보인다.

팀 동료이자 클럽하우스 옆자리를 쓰는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는 “이정후의 훈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콘포토는 “이정후는 실내 훈련장에서 오른손으로 가볍게 스윙하고 언더핸드 공, 오버핸드 공을 차례로 친 뒤 본격적인 스윙을 하는 등 정확한 루틴을 따른다”라며 “그는 공을 세게 쳐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데, 이는 오랜 경력을 지닌 빅리거에게나 볼 수 있다”고 극찬했다.

디애슬레틱은 이정후의 훈련 루틴엔 정확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이정후는 단순히 빅리그 강속구 투수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만 훈련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빅리그에서 마주해야 할 수많은 유형의 투수들을 상대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KBO리그에서는 9개 팀 투수를 상대해야 하지만, MLB에선 29개 팀 투수를 공략해야 한다”며 “MLB는 피치 클록으로 인해 투수들의 성향을 빠르게 알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이정후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적응의 과정을 걷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렐 코치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정후가 실외 타격 훈련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날렸는데, 많은 이들이 감탄했다”라며 “그는 매일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노력한다. 이정후 같은 선수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비하는 이정후

◇ 시범경기 데뷔전서 보여준 의미 있는 장면들 “팀 변화시킬 것”

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를 통해 첫 실전 경기를 치렀다.

그는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 했다.

구단 구성원들은 이정후의 플레이를 극찬했다.

이날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는 “(구단이) 선전한 대로였다”라며 “이정후는 배트를 잘 다루고 빠르며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하더라”라며 “타선에 역동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디애슬레틱은 이정후의 합류가 샌프란시스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분석했다.

이 매체는 “웨이드는 지난 시즌 주전 1번 타자로 활약하며 출루율 0.373을 기록했지만, 득점은 64점에 그쳤다”며 “그만큼 샌프란시스코가 웨이드의 능력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정후는 웨이드, 타이로 에스트라다 등 테이블 세터들과 더 많은 득점을 만들 수 있는 힘을 발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지난 시즌 선발 투수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전체 3번째로 낮은 팀 OPS(출루율+장타율·0.650)를 기록했다”며 “경기 초반 상대 선발을 효과적으로 흔들지 못했는데, 이정후는 이런 팀 분위기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디애슬레틱은 “이날 이정후는 1회 안타를 친 뒤 공격적인 주루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고, 후속타자 에스트라다가 유격수 땅볼을 쳤을 때 상대 팀의 수비 실책을 유도했다”고 평했다.

이어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 시즌 도루 14개 이상을 기록한 적은 없지만,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가 수준급 스피드를 갖췄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야구팬들의 기대 수준보다 훨씬 열심히, 순조롭게 빅리그에 녹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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