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촌에서 지방발전 아이콘으로' 김화군은 어떤 곳…"지산지소 실천"

“옥수수·포플러 나무 등 모든 가용자원 활용해 100여종 제품 생산”

현대화된 북한 강원도 김화군 지방공업공장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도농 격차를 줄이겠다며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정책 모델로 주목받는 곳이 강원도 김화군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지방 경제를 개선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김화군의 식료품공장, 옷공장 등 지방공장 현대화 사업을 모범사례로 여러 번 언급했다.

강원도 산골에 위치한 김화군은 면적의 80%가 산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깡촌’이다. 이미 2021년 2월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서 김 위원장이 김화군을 지방공업공장 본보기로 내세우면서 “생활 조건이 제일 어렵고 경제 토대도 빈약한” 곳으로 설명했을 정도다.

김화군은 김 위원장의 지방공장 현대화 지시에 맞춰 2022년부터 식료품 공장, 종이 공장, 의류 공장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선전매체 ‘조선의 소리’는 “식료 공장에는 기초식품, 산과실 음료, 단졸임 등 식료품 생산이 종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일용품 공장은 수지 제품, 목제품, 비누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꾸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김화군 지방공장들은 준공 후 두 달 만에 43종의 소비품을 생활필수품 전시회에 출품했다. 이는 다른 시·군의 10배에 달한다.

현재는 김화군에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100여종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한다.

식료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의 원료는 옥수수, 콩, 산 열매 등이며 종이 제품의 주원료는 상원 포플러 나무다. 옥수수 껍질을 이용해 각종 공예품을 만들기도 하며 나무 기름으로 비누도 생산한다.

조선의 소리는 김화군 공장들이 “원료 걱정을 모르며 생산되는 제품의 원가도 낮다”며 “김화군의 지방 공업 공장 제품의 가짓수와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질이 높은 수준으로 도약해 중앙 제품과도 당당히 질 경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전매체 ‘조선신보’는 “김화군에서는 주민들의 생활 문제를 자체로 풀고 있다”며 “일본에서 지산지소(地産地消·지역서 생산한 물품을 지역서 소비)라고 불리는 방식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라고 추켜올렸다.

조선신보는 “조선에서는 바다를 낀 곳에서는 바다를, 산을 낀 곳에서는 산을 잘 이용해 지방 경제를 발전시킬 것을 호소해왔다”며 “지산지소는 환경, 에너지 등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SDGs)와도 관련되는 발전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김화군 지방공장 현대화 사업을 치켜세운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되레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며 간부들을 질책해 눈길을 끈다. 지난 7일 김화군의 식료공장과 일용품공장, 종이공장 등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다.

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그는 이 공장들이 주민 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면서도 “생산공정 설계와 배치를 합리적으로 바로하지 못한 결점들이 적지 않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지도일군(간부)들이 바로 보지도 못하고 똑똑한 일가견도 없이 대책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 제시된 지방발전 20×10 정책을 김화군 지방공업공장들처럼 기계적으로 모방하겠다고 하고있는 것은 당정책을 대하는 태도와 잡도리(대책)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화군 공장들도 결점이 있는 만큼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말라며 간부들의 고삐를 단단히 죈 것인데, 그가 새해 대표적인 국정과제로 직접 제시한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독려하고 관철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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