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같이 봤으면 '촬영 동의'?…'황의조 사건' 복잡한 이유[알고보니]

사건 핵심은 상대의 촬영 ‘동의’ 여부…양측 입장은 엇갈려”불법 촬영 인정 기준 일관돼야 하고 추가 피해 고려해야”

영상 같이 봤으면 '촬영 동의'?…'황의조 사건' 복잡한 이유[알고보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황의조가 19일 오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2차전 중국과의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3.11.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의조씨(31)가 전 연인 A씨와의 성적 사생활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돼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황씨는 현재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인데요. 경찰은 그가 불법으로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황씨가 A씨의 ‘동의’를 받고 영상을 촬영했느냐인데요. 동의 여부에 따라 황씨의 형사 처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의했느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동의 여부를 법리적으로 판단해 해석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이지요.

은 불법 촬영 성립 요건부터 법적 처벌까지 ‘황의조 사건’ 쟁점들을 질문과 답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 불법 촬영은 언제, 어떤 경우에 범죄로 인정되나요?

▶ 불법 촬영 범죄는 성폭력처벌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자는 징역 7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대 의사에 반했는지’ 여부입니다. 황 선수와 전 연인 A씨가 동의 여부를 둘러싸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황씨의 주장처럼 상대가 영상의 존재를 인지하고, 그것을 같이 보는 것만으로도 이를 동의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황씨 측은 앞서 22일 입장문에서 “해당 촬영물은 연인 사이였던 여성과 같이 봤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지요.

이와 관련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촬영 당시 상대방의 동의를 먼저 구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냅니다. 요컨대 몰래 촬영했다면 이후 피해자와 영상을 함께 보았다고 해도 ‘동의’의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촬영 시작 전 의사를 구하는 것이 동의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다”며 “촬영 후 상대방이 이를 인지하고, 영상을 보고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동의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 촬영 당시엔 동의했지만 나중에 ‘삭제 요구’했다면 어떨까요?

▶ 현행법과 법조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촬영 당시 명백한 동의 의사를 밝혔다면 상대가 추후 삭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촬영자를 처벌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삭제 요청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동의 의사를 받고 촬영한 영상 등에 대해선 요청에 응할 의무가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삭제를 전제로 하는 촬영 등 ‘조건부 합의’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조건부 합의에도 끝내 삭제하지 않는다면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장혜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삭제 전제 촬영 등 조건부 동의에서 삭제 요청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는 하자 있는 동의”라며 “애초 의사에 반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 위원은 “과거 독일에서도 사진작가가 누군가를 찍은 촬영물이 자신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삭제를 거부해 재판까지 간 사건이 있었다”며 “당시 법원은 촬영 대상자의 삭제 요청 의사를 더 중요하게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 제 3자 유포 땐 어떻게 되나요?▶요컨대 보관자로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손배 청구가 가능합니다. 내밀한 사생활이 담긴 촬영물을 유포한 사람이 제3자라면, 법적으로 촬영자도 배상·보상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2000년대 초에 일어난 한 사건을 참고할 만합니다. 숙박업소에서 연인 간 사생활 내용이 담긴 영상이 외부에 유출됐는데, 여자가 이를 따지자 남자 측에서 본인도 분실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해 여자 측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재판부는 남자 측에 휴대전화 보관자로서 주의의무 위반 책임을 물어 그가 상대방 측에 금전적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을 했습니다. 해킹, 제3자에 의한 유포 등을 주장하고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휴대전화 소지자가 법적 처벌을 피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 하지만 법원도 명확하게 결론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 불법 촬영과 관련된 판례를 살펴보면 같은 해에 대법원이 유사한 사안에 대해 상반된 판단을 내린 경우가 존재합니다. 2020년 8월과 10월의 불법 촬영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지난 2020년 8월, 대법원은 네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카메라로 나체로 잠든 여자친구 몸과 얼굴을 촬영한 남성에게 유죄 취지의 판결을 했습니다. 1·2심은 ‘여자친구의 명시적 동의 없었지만 뚜렷한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며 무죄 선고했는데 대법원에서 이를 뒤집고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입니다.

재판부는 “여자친구가 평소 촬영한 영상 지우라 여러 차례 요구했고, 나체로 잠든 여자친구의 얼굴까지 보이게 찍어 신분이 드러날 수 있는 만큼 여자친구가 동의했을 거로 추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2020년 10월 가수 구하라씨(2019년 11월 별세)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최종범씨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1·2심과 마찬가지로 묵시적 동의를 얻어 촬영했다는 가해자 주장을 인정한 것이죠.

전문가들은 재판부의 명확한 잣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다는 걸 기준 삼을 게 아니라 ‘명시적으로 동의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며 “불법 촬영 자체가 피해자에게 한 번의 피해로 그치지 않고 유포·가공·재유포 가능성 등 추가 피해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 경찰이 황씨를 입건한 것은 불법 촬영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요?

▶ 황씨가 검찰에 송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혐의를 ‘사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경찰이 그를 피의자로 입건한 것은 ‘불법 촬영’이라는 피해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정황이나 증거를 확인했기 때문이겠죠.

피해 여성 측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내가 분명히 싫다고 했잖아” “영상을 지워달라고 했다” 등 불법 촬영 정황을 추정하게 하는 증거를 제시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황씨의 불법 촬영 혐의와 관련해 A씨가 아닌 다른 피해자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황씨 측은 4차 입장문에서 “피해 여성이 공개한 녹취는 일방적 주장을 담고 의도적으로 적출된 것”이라며 “피해 여성이 일방적 주장을 담아 고소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이 수사를 받는다고 해서 피의자 신분의 남성이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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