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한 사이…국내도, 해외도 '하이브리드' 전성시대

전기차 주춤한 사이…국내도, 해외도 '하이브리드' 전성시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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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의 현주소는 그야말로 ‘하이브리드’ 전성시대다. 한때 대세로 부상하던 전기차가 캐즘(Chasm·대중화 이전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주춤한 사이 하이브리드가 무섭게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글로벌 기업들도 하이브리드 개발과 생산에 다시금 불을 지피는 분위기다. 전기차가 대중화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경쟁은 한동안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1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9만98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8249대보다 46.3% 증가했다. 전체 차량 중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5.1%에서 24.9%로 10%p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만 해도 하이브리드 비중은 가솔린·경유에 이어 3위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경유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반면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2만5550대로, 전년 대비 25.3% 감소했다. 매해 1분기 판매량만 놓고 보면 △2020년 1만763대 △2021년 1만3273대 △2022년 2만7853대 △2023년 3만4186대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 상승세가 꺾였다. 사실상 전기차 판매 부진의 공백을 하이브리드가 메우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양상은 국내 수입차 시장으로 좁혀도 비슷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만5908대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5%로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인 32.0%와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전기차의 1분기 점유율은 18.8%에 그쳤다.

전기차 주춤한 사이…국내도, 해외도 '하이브리드' 전성시대

PBV 전략 설명하는 기아 송호성 사장. 연합뉴스

PBV 전략 설명하는 기아 송호성 사장. 연합뉴스

하이브리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 업체들도 분주해졌다. 먼저 기아는 최근 개최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를 공식화했다. 하이브리드 차종을 올해 6개에서 2026년 8개, 2028년 9개로 늘리고, 하이브리드 적용 대상도 현행 중형차에서 소·대형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최근 전기차 수요 전망에 따르면 2030년의 수요는 큰 변동이 없지만, 2024년부터 2026년까지의 수요 성장 속도는 둔화할 걸로 예상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수년간 지속될 전기차 시장의 정체기를 하이브리드 판매 수익으로 방어하면서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적기에 맞춰 본격적인 선점에 나서겠다는 판단이다.

기아뿐만 아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새로운 중형 하이브리드 SUV인 오로라1을 출시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에는 쿠페형 하이브리드 SUV인 오로라2도 내놓는다. KG모빌리티는 중형 SUV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도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내년에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미국 포드가 전기 SUV 출시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늦추면서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포드는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전년 대비 40%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모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늘어난 반면 하이브리드는 45% 증가했다.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수요 급증과 업체들의 발빠른 대응은 곧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경쟁은 당분간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로 무게추가 옮겨질 것”이라며 “다만 전기차 시대는 언젠가 온다. 하이브리드와 동시에 전기차 경쟁력을 얼마나 키우냐에 미래 시장 선점 여부가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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