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통보에 친문계, 홍영표 의원실 집결…내홍 고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영표 의원. 윤창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영표 의원.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천 논란’으로 당내 갈등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일부 비이재명계(비명계) 의원들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며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하고 나선 가운데, 친문재인계(친문계)를 중심으로 집단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홍영표·전해철·박영순·윤영찬 의원과 비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의원 등은 20일 오후 홍 의원의 의원회관 집무실에 모여 최근 당내 공천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홍 의원은 “당내 상황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바라보는 의원이 굉장히 많다”며 “오후에도 추가로 의원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계 의원 일부는 전날 저녁에도 만나 공천 논란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 의원은 이날 오전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선’, ‘밀실’, ‘사천’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이렇게 가는 것은 어느 시기에도 보지 못했던 것”이라며 “당을 정상화하는 데 우리들이 지혜와 힘을 모아보겠다”고 집단행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홍 의원은 집단 탈당 가능성엔 선을 그으며 “당을 정상화하는 데 지혜와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전해철 의원은 “여러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21일 의총에서) 입장 표명을 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고 했다. 송갑석 의원도 “내일(21일) 마침 의총이 잡혀있으니까 이러 저런 말들이 상황상, 시기상 나오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윤영찬 의원도 “지금 말이 나오는 분들이 대부분 다 비명(비이재명)계 아니냐”며 “사실상 공천학살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재선·서울 강북을).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재선·서울 강북을). 윤창원 기자 

앞서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10%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며 “당이 정해 놓은 절차에 따라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엔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하위 20%에 속했다는 사실을 밝힌 뒤 탈당 선언을 했다.

윤영찬 의원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하위 10%’를 통보 받은 사실을 공개한 뒤 “지금 일어나는 밀실, 사천, 저격 공천과 배제의 정치는 민주당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와 집단 탈당을 묻는 질문에 “거기까지 이야기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첫 모임이라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는 없었다. 내일(21일) 의총에서 의원들이 가진 생각이 전달될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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