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미국에서 세계 최대의 야생동물 횡단 육교 건설이 시작됐다. ‘월리스 아넨버그 야생동물 육교(Wallis Annenberg Wildlife Crossing)’라고 불리는 이 육교는 약 1억 달러(한화 약 1382억)에 가까운 건설 비용이 예상됐지만 미 자선가인 윌리스 아넨버그의 후원을 포함해 대부분 민간 기부로 채워 넣어 화제가 됐다. 천억이 넘는 막대한 건설 비용을 ‘기부’로 채워넣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P-22라 불리는 할리우드 명물 퓨마의 죽음이 있었다.
지난 2012년 P-22가 발견됐을 당시 사진. (사진=미 국립공원관리청)
윌리스 아넨버그 야생동물 육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01번 고속도로에 건설된다. 미 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로 통하는 101번 고속도로는 일간 이용 자동차 대수만 30만 대가 넘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해 죽는 동물들은 다른 미국 주요 도로에 비해 많지 않다. 쉴 새 없이 차가 왕복하는 거대한 ‘도로 장벽’에 야생동물들이 길을 건너는 것 자체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 할리우드에 P-22라는 퓨마 개체가 나타났다.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태어난 P-22는 퓨마에게 ‘죽음의 도로’로 악명이 높은 101번 고속도로를 건너 할리우드 바로 옆인 그리피스 공원에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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