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아파트 증여세만 4억 세금폭탄, 증여는 언감생심”…가로막힌 '富의 이전'[현금없는 세대 5060]

“12억 아파트 증여세만 4억 세금폭탄, 증여는 언감생심”…가로막힌 '富의 이전'[현금없는 세대 506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풍경.[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 60대 A씨는 곧 결혼을 앞둔 자녀를 위해 거주주택 외로 보유한 서울 강남구 소재 시가 12억80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선물하려 했다. 하지만 아파트를 증여할 시, 자녀가 감당하기 힘든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증여세와 취득세를 합쳐 산출된 금액은 4억원, 평범한 직장인이 부담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니었다. A씨는 “합법적으로 증여하려는 사람에게 집값의 3분이 1이 넘는 세금을 매기는 건 말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30일 헤럴드경제가 우리은행 TAX컨설팅센터에 의뢰해 A씨의 사례를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A씨의 자녀가 부동산 증여를 통해 부담해야 할 세액은 총 4억419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가액 12억8000만원에서 혼인공제(1억원)와 증여재산공제(10년 내 5000만원)가 적용됐지만, 세율 40%를 적용받아, 증여세만 2억8324만원으로 집계됐다. 취득세의 경우 다주택자 조정대상지역 중과세율(12.4%)이 적용돼 1억5872만원으로 산출됐다.

만약 A씨의 자녀가 증여세를 낼 돈이 없다면, 세금 납부를 위한 현금도 같이 증여를 해야 한다. 문제는 이 경우에 현금 증여액에도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A씨가 자녀의 현금을 대납하는 경우를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이들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총 7억2215만원으로 집계됐다. 2주택을 보유한 부모가 그중 하나를 결혼할 자녀에게 물려주려 하는 데만, 주택 가격의 56%가량의 세금이 부과되는 셈이다.

“12억 아파트 증여세만 4억 세금폭탄, 증여는 언감생심”…가로막힌 '富의 이전'[현금없는 세대 5060]
“12억 아파트 증여세만 4억 세금폭탄, 증여는 언감생심”…가로막힌 '富의 이전'[현금없는 세대 5060]
‘부동산’ 증여 급감…세부담에 ‘부의 이전’ 지체된다

“12억 아파트 증여세만 4억 세금폭탄, 증여는 언감생심”…가로막힌 '富의 이전'[현금없는 세대 5060]

[게티이미지뱅크]

‘상속세’ 혹은 ‘증여세’ 부담이 부자들만의 고민이라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관련 세금을 내야 하는 대상자가 적지 않게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부동산 자산이 가계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가구의 특성을 고려해봤을 때, 이같은 현상은 향후 더 심화할 전망이다. 5060 세대가 은퇴 시기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증여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거래원인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증여거래 건수는 6610건으로 전년(5791건)에 비해 819건(14.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전체 거래량 증가에 따른 결과다. 실제, 전체 거래 대비 증여 비중은 2022년 14.05%에서 2023년 7.87%로 절반가량 급감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여기에는 지난해부터 부동산의 증여세 부담이 급격히 커진 영향이 작용했다. 실제 세법개정안이 반영되며, 지난해 1월부터 증여취득세 과세표준은 시가표준액(공시가격)에서 실거래 가격인 시가인정액(매매사례가액, 경매 및 공매 금액)으로 변경됐다. 공시가격은 통상 시세의 70% 수준으로 책정된다. 한순간 과세금액이 40%가량 급증한 셈이다. 서울 외 지역 아파트 거래 증여 비중 또한 2023년 기준 5.05%로 2020년(4.84%)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억 아파트 증여세만 4억 세금폭탄, 증여는 언감생심”…가로막힌 '富의 이전'[현금없는 세대 5060]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연합]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증여는 활발한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향후 상속에 따른 세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통상 사망 시 상속 공제한도는 약 10억원(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공제 5억원) 수준이다. 물려줄 자산이 10억원 이상일 경우, 누진세액에 따라 최대 50%에 달하는 세금이 부과된다. 이에 증여를 활용해, 부동산 보유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및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전증여’ 수요가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증여 부담이 늘어나며, ‘사전증여’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심지어 이런 현상은 ‘소수’의 몫이 아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매매중위가격은 지난달 기준 9억5333만원이다. 가격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아파트 가격이 10억원 수준으로, 서울에 집 한 채만 보유하더라도 상속세 대상이 돼 세금 납부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산 효율성 감소, 편법 증여 등 세금 부작용 판친다

“12억 아파트 증여세만 4억 세금폭탄, 증여는 언감생심”…가로막힌 '富의 이전'[현금없는 세대 5060]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자산의 큰 몫을 차지하는 부동산 증여가 위축되며 ‘자산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의 ‘사전증여’는 국가 경제 활성화의 중대한 요인 중 하나로 여겨진다. 소비 활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이 큰 자산을 소유할 경우, 전반적인 국가 경제의 활기가 떨어지는 ‘부의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처럼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과세당국이 2022년 귀속분 세무조사를 통해 부과한 증여세액은 2051억원으로 전년(1235억원)과 비교해 816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공표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다. 2018년 귀속분(198억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증여세 부담이 워낙 크다 보니, 관련 제도가 바뀔 때까지 자녀에 대한 증여를 미루겠다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면서 “일부는 합법적인 선에서 절약 상담을 하는 게 아니라, 가장 적발되지 않는 편법 증여 방식을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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