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60엔’ 34년만에 최저, 원화도 하락세… 유커들 컴백?
외국인 관광객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수문장 교대의식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는 올해 1분기 외국인 관광객 수가 340만3000명으로 코로나19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옅어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일본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160엔까지 넘기며 34년 만에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고, 원화 가치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화가 중국 위안화 대비로도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60엔을 넘겨 엔화 가치가 199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초 달러당 140엔대 초반이었던 것에 비교해도 11% 이상 떨어진 상태다. 일본은행이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다 오는 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에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날 엔화 가치는 오후 들어 달러당 154엔대까지 올라갔다. 몇 시간 사이 엔·달러 환율이 급격한 변동을 보이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재무성의 통화 실무책임자는 시장 개입을 묻는 말에 “지금은 노코멘트하겠다”고 답해 개입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384원까지 올랐다가 엔·달러 환율 조정에 상승 폭을 줄여 전 거래일 대비 1.7원 오른 1377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위안 환율은 0.31원 오른 189.76원에 장을 마쳤다. 2015년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유입될 때와 비슷한 환율 수준이다. 환율과 항공운임 하락에 따라 노동절 연휴(1~5일) 한국과 일본으로 향하는 중국인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원·위안 환율 상승 덕분에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하는 데다 지출액도 과거보다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달러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연내 가능할지도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이 언급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JP모건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이 기본적 시나리오가 아니라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배제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금리 인상이 논의 테이블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이달 초 “인플레이션이 더 떨어지지 않거나 역전되면(상승하면) 향후 FOMC에서 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