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필요 없는 반영구적 배터리 나오나…방사성동위원소 활용

반영구적 차세대 배터리인 ‘양방향 탄소동위원소 염료감응 베타전지’를 개발한 인수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교수 연구팀. DGIST 제공

인수일 DGIST 연구팀 ‘양방향 탄소동위원소 염료감응 베타전지’ 개발

대구=박천학 기자

충전이 필요 없는 반영구적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우주·심해·의료·전기차, 드론 등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 미래 먹거리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수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반영구적 차세대 배터리인 ‘양방향 탄소동위원소 염료 감응 베타 전지’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베타 전지는 탄소, 니켈, 수소 등 방사성동위원소에서 방출되는 베타선 전자가 방사선 흡수체인 반도체와 충돌하면서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이다. 베타 전지의 가장 큰 장점은 외부 동력원 및 교체과정 없이 자체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방사성동위원소의 긴 반감기를 통해 반영구적 수명을 갖기 때문이다.

또 베타 전지의 주요 에너지원인 베타선은 감마선에 비해 인체 유해성이 낮으며 높은 안정성을 지닌다. 이로 인해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마다 베타 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소재 단가와 복잡한 제작공정 및 기술 등 많은 제약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방사선 흡수체로 활용되는 값비싼 반도체 물질 대신 루테늄(Ru) 계열의 N719 염료, 방사선 동위원소 시트르산(14CA), 이산화타이타늄(TiO2)을 활용해 베타 전지를 개발했다. 시트르산을 탄소동위원소 나노입자로 합성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N719 염료와 이산화타이타늄 사이에 시트르산을 추가해 강한 결합을 형성, 높은 에너지 전환과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연구팀은 성능을 분석한 결과 방출하는 전자 대비 6만5850배의 전자를 생성하며 1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2020년 연구팀이 개발한 베타 전지와 비교하면 전력변환효율은 6배, 안정성이 10배 상승했다.

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값싼 염료를 적용한 새로운 형태의 베타 전지를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향후 기술 상용화를 위해 원자력전지 양산설계 및 대량 생산 관련 후속 연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달 전기·전자공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파워 소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