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골프도 더 싸다”…‘텅 빈’ 제주 골프장, 무슨 일?
장기화되고 있는 ‘역대급 엔저’에 제주지역 내 골프장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분기에 도내 골프장 내장객이 10%이상 감소했는데, 도민 내장객보다 도외 및 외국인 내장객 수 감소폭이 컸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2일 제주도의 ‘제주지역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40만672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만3516명)보다 5만6788명(12.3%)이 감소했다.
도민 내장객은 17만9730명으로 전년 동기(20만1241명)보다 2만1511명(10.7%)이 줄었다.
도외 및 외국인 내장객 감소폭은 더 컸다. 22만6998명으로 전년 동기(26만2275명)보다 3만5277명(13.5%)이 감소했다.
제주지역 골프장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연간 내장객이 239만9511명으로 다른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호조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과 2022년에는 289만8742명, 282만305명으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지난해 241만5970명으로 전년 대비 40만4335명(14.3%)이 줄었고, 올해 들어서도 10% 이상 내장객이 빠지고 있다.
골프 관광객이 급감한 이유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저렴하게 골프를 칠 수 있는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늘면서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급격한 엔저 하락이 지속하면서 일본 골프비용이 제주도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골퍼들의 이탈이 가속됐다.
골프 관광객이 줄면서 공항과 중문 내국인면세점 매출이 20∼30% 감소하고, 음식점·숙박업소 등 관련 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골프업계 종사자는 4300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달 15일 골프장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제주도는 간담회에서 골프장 업계에 도민전용요금 및 계절할인제, 고비용 인식 개선을 위한 캐디·카트 선택제, 카트비 및 그늘집 비용 인하, 사회공헌활동 확대를 위한 기부존 운영 및 소외계층 후원, 고향사랑기부자 골프장 이용료 할인 등을 제안했다.
대신 국제골프박람회 유치, 국내·외 골프대회 유치, 자체 대회 개최 골프장 인센티브, 골프 아카데미 및 캐디 양성 프로그램 지원 등을 제시했다.
골프장 업계는 코로나 이후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 골프관광이 증가하고 수도권보다 낮은 그린피와 물가상승 등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오히려 행정이 지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