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미래]'재정착'부터 '첫 사옥'까지…기업들 모여드는 용산

편집자주’금단의 땅’을 품고 있던 용산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 세기가 넘도록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됐던 용산미군기지는 국민 모두의 공간인 용산공원으로 탈바꿈했고 대통령실 이전으로 대한민국 권력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며 개발 계획도 본격 시작됐다.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역할 확대 요구도 이어진다. 서울 한복판, 남산과 한강을 잇는 한강 변 ‘금싸라기 땅’임에도 낙후된 주거지를 여전히 품고 있는 문제도 있다. 서울이 권력과 기업,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면 용산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그런 의미에서 용산은 한국 도시의 현재이자 미래다.

용산이 서울 업무지구 판도를 바꾸고 있다. 용산 ‘터줏대감’이던 기업들이 눈길을 사로잡는 신사옥을 건설하며 돌아왔고, 서울 중심에 위치한 이점 덕에 새롭게 사옥을 이전하는 기업들도 늘어난 결과다.

과거에는 용산이 ‘기업 불모지’였느냐 하면, 그렇지만은 않다. 철도교통 중심지였던 용산에는 사람과 돈이 몰렸고, 유통업과 공장 중심 제조업이 주를 이뤘다. 용산에서 태동한 기업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제과’다. 일제시대부터 용산 위주에 몰려 있던 제과 공장들은 광복 이후 한국인에게 넘어가고, 3대 제과 기업인 크라운해태·롯데·오리온 모두가 용산에서 태동했다. 오리온의 경우 미군정에 의해 한국인에게 넘어간 풍국제과를 이양구 창업주가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해태제과 또한 광복 후 용산 남영동에 남은 나가오카 제과 공장 설비를 기반으로 창업한 회사다. 일본에서 1940년대에 먼저 창업한 롯데는 1967년 한국에 진출하며 용산에 첫 공장을 설립했다.

이처럼 한국 기업사에 족적을 남긴 기업들이 용산에서 출발했지만, 흉흉한 ‘소문’이 한때 용산을 기피 지역으로 인식하게 만들기도 했다. 서울역과 마주한 서향 사옥을 쓰면 사업적으로 좋지 않다는, 이른바 ‘서향 괴담’이다. 지리적으로는 중구, 용산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서울역 바로 맞은편에 사옥을 뒀던 ‘4대 재벌’ 대우가 1999년 해체되고, 한때 대한민국 재계 순위 열 손가락 안에 꼽혔던 용산의 국제그룹까지 쓰러지면서 소문은 힘을 얻었다.

시작한 곳에 다시 ‘우뚝’…아모레·LG유플러스

[용산의 미래]'재정착'부터 '첫 사옥'까지…기업들 모여드는 용산

[용산의 미래]’재정착’부터 ‘첫 사옥’까지…기업들 모여드는 용산

하지만 용산이 기업의 터로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주장은 ‘옛말’이 됐다. 수십 년 전 용산에서 터를 잡고 최근 신사옥으로 새롭게 입주해 다시 ‘핫 플레이스’로 만든 주역들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역과 신용산역을 중심으로 대로변에 고층의 신사옥들이 들어서며 용산의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용산에 벌써 세 번째 사옥을 세웠다. 1950년대에 서성환 선대 회장이 용산 한강로에 자리 잡은 뒤 1976년 ‘태평양’ 시절 같은 자리에 신사옥 건립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용산의 ‘랜드마크’가 된 지금의 사옥을 세웠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신사옥으로 입주한 뒤 열린 창립 73주년 기념식에서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위치한 용산은 한반도를 넘어 새롭게 열리는 유라시아 시대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은 아모레퍼시픽에 70여년간 성장을 지속해 온 곳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꾸준히 발달하는 교통망으로 인해 얻는 이익도 빼놓을 수 없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용산은) 회사에 있어 상징적인 자리”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뿌리를 찾아 다시 용산에 모인 기업도 있다. LG유플러스는 1980년대 국내 최초로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전신 LG데이콤이 있던 자리로 사옥을 짓고 2015년 입주했다. LG데이콤은 PC통신 ‘천리안’을 서비스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터넷망과 인터넷전화 등을 담당하던 LG데이콤은 2000년 LG 계열사로 편입됐고, 2010년 LG파워콤(초고속인터넷)과 함께 LG텔레콤(이동통신)에 합병돼 LG유플러스로 출범했다.

이후 5년간의 남산 생활을 마치고 LG유플러스는 용산으로 돌아왔다. 도시 교통과 물류의 중심인 용산에서 과거 영광을 뛰어넘어 5G 시대 기술을 선도하는 차세대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와 함께였다. 이상철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용산 이전 직후 성과보고회에서 “남산에서 LTE 세계 제일의 사업자가 됐고, 용산에서 또 한 번 세계 1등 뉴 라이프 크리에이터(New Life Creator)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사옥에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공용 공간을 조성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하 1~3층을 공용 문화 공간으로 개방해 일반 시민들에게 전시, 문화 행사 등을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층에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마련했다가 현재는 체험관으로 리모델링했다. 사옥 북측에는 소공원을 조성해 용산구청에 기부했다.

금융 ‘웰컴’·엔터 ‘하이브’도 용산으로

[용산의 미래]'재정착'부터 '첫 사옥'까지…기업들 모여드는 용산

서울 구로에서 출발했던 웰컴금융그룹은 2022년 창사 20년 이래 처음으로 용산에 ‘통합 사옥’을 갖게 됐다. 주로 여의도에 쏠린 금융 기업과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웰컴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며 사옥을 이전하게 됐다”며 “용산이 교통과 입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우수하다고 판단해 용산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용산으로 온 지 2년이 지난 지금, 구성원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 이후 출퇴근이 편리한 교통 환경 덕에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신용산역 인근 ‘용리단길’이 인접해 있어 맛집 탐방 등 여가 생활을 즐기기에도 편리하다는 평가가 다수라고 한다.

강남에 모여 있던 엔터테인먼트 업계 중 하이브도 용산으로 옮아왔다. 빅히트에서 하이브로 이름을 바꾼 2021년 용산 트레이드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해 입주하며 ‘새 시작’을 선포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용산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팬들의 접근성을 꼽고 있다. KTX가 지나가고 4호선, 1호선으로 공항철도(서울역)와의 연계성이 높아 외국인 팬이 접근하기에도 쉬운 위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하이브가 용산으로 입주해 온 뒤 ‘기획사 탐방’을 위해 찾는 팬들로 용산과 신용산 일대는 활기를 띠고 있다. 하이브는 사옥 지하에 복합문화공간 ‘하이브 인사이트’를 팬들에게 공개해 전시 및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사옥에 들러 좋아하는 연예인 전시를 구경한 팬들은 주로 소속사 근처에 열리는 ‘생일 카페’와 ‘생일 광고’ 등을 찾아가 사진을 찍고 소통한다.

향후에는 글로벌 기업이 용산에 자리 잡는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조성해 글로벌 기업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외국인 체류 지원을 돕는 글로벌 정착지원센터가 생기고, 임직원 주거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등 글로벌 기업의 안착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들’과 지역의 상생 사례…’용산 드래곤즈’

[용산의 미래]'재정착'부터 '첫 사옥'까지…기업들 모여드는 용산

용산에 기업들이 우후죽순 모이면서 예상외의 ‘시너지’가 발생하기도 했다. 민·관·학이 뭉친 봉사단 ‘용산 드래곤즈’다. 2018년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용산 드래곤즈에는 LG유플러스, CJ CGV 등 사기업을 비롯해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숙명여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산지사, 코레일네트웍스 등 다양한 소속의 기관 19곳이 함께하고 있다. 분기마다 열리는 활동 한 번에 100여명이 모일 만큼 큰 단체가 됐다. 용산 드래곤즈를 처음 구상한 김태우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 사무국장은 “(아모레퍼시픽의) 고향인 용산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며 “용산 사옥으로 옮겨오기 전부터 용산에 있는 기업들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용산 드래곤즈는 정원 조성과 같은 노력봉사 외에도 청년을 대상으로 한 직무 멘토링 등 활동을 다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학교 선후배 간 멘토링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판단하에 시작하게 된 멘토링은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앞으로도 이어나가기로 했다.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직무 멘토링에는 용산 드래곤즈 소속이 아닌 타 지역의 기업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용산 드래곤즈 활동으로 지역사회만이 아닌 기업들도 더 나은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개별 기업이 꾸린 활동보다 용산 드래곤즈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을 때 언론에 노출되는 정도가 2~3배 많아졌다고 한다. 다양한 기업, 직무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서로의 기업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김 사무국장은 “봉사활동을 할 때 회사별로 조를 짜는 것이 아니라 섞어서 구성한다”며 “보수적인 기업의 경우 (타 회사 구성원과 이야기하면서) 문화적 충격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런 점이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에 거점을 둔 여러 기업이 연합해 자선활동을 이어가는 사례가 보기 드문 탓에 타지역이나 기업에서 오는 문의도 활발하다. 용산 드래곤즈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이 연합해서 활동하려고 저희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용산구의 경우 특히 용산역, 신용산역 근거리에 기업에 집중돼 있다 보니 유기적인 연합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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