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7년을 살아낸 4세와 6세 프랑스 형제

숲에서 7년을 살아낸 4세와 6세 프랑스 형제

숲에서 7년을 살아낸 4세와 6세 프랑스 형제

엄마에게 버려진 4살, 6살 형제가 7년간 숲속에서 살아남은 이야기가 프랑스 사회에 충격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산속에 버려진 후 동물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한 아이가 뒤늦게 인간 세계에 돌아와 적응에 실패하는 이야기를 우린 종종 들어왔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회 밖에서 결코 인간의 특질을 발현시킬 수 없음을 입증하던 과거 사례와 달리 파트리스(형)와 미셸(동생)은 누구의 보살핌도 없이 둘만의 단출한 공동체를 이루며 직관과 본능, 서로를 향한 사랑에 의지하여 자립적 삶을 7년간 영위해 왔다는 점과 사회로 돌아온 후 성공적인 삶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1949~1956년에 있었던 이들의 모험담이 오늘에야 알려지게 된 것은 동생 미셸의 증언을 토대로 두 아이의 이야기를 재현한 영화

(frères, 올리비에 아사스 감독)가 최근 프랑스에서 개봉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형제는 두 사람이 겪은 이야기를 비밀로 간직해 왔던 것이다.

자연으로 탈출하다

숲에서 7년을 살아낸 4세와 6세 프랑스 형제
 

1949년, 두 소년은 프랑스 남서부 라로셸 근처에 있는 한 여름방학 캠프에 맡겨졌다. 방학이 끝나고 다른 아이들은 부모들과 함께 집으로 떠났지만, 그들의 엄마는 끝내 오지 않았다. 일간지 신문기자로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던 형제의 엄마는 혼외 연애에서 태어나 아버지가 다른 두 아이를 찾으러 가는 대신 아르헨티나로 취재를 떠났고 다시는 그들을 찾지 않았다.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한동안 그곳에 남겨졌고, 캠프를 운영하던 가정의 하녀가 그들을 돌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아이는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 캠프 가정의 남편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광경을 목격한다. 형인 파트리스는 동아줄을 칼로 끊어 남자를 구하려 애써 보지만, 죽은 남자의 시체가 떨어지며 바닥에 피가 흥건히 고였다. 심각한 사태에 휘말렸다 느낀 두 아이는 책임 추궁당할 것이 두려워 숲으로 달아났다. 그날 이후, 이들은 철저히 세상과 단절한 채, 숲속의 일원이 되어 그 속에서 살아간다.

어린 자식에게 사랑을 준 적이 없고 끝내 그들을 버린 엄마, 남편의 눈을 피해 바람을 피운 안주인, 절망해 목숨을 끊은 남자… 그들이 목격한 어른의 세계에선 더 기대할 것이 없었다. 숲속 첫날 밤은 가시덤불 아래서 잠이 들었다. 다음 날부터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먹이를 구하고 몸을 지키는 일에 몰두하는 삶이 시작되었다.

숲속 생활의 ‘두려움’은 사흘이 지나자 사라졌다. 두려움 또한 비교 대상이 있어야 생겨날 수 있는 것이라고 미셸은 말했다. 짧은 인생 경험을 가진 그들에겐 그저 살아내야 할 내일이 있을 뿐이었다. 누구의 구조도 도움도 기다리지 않았고, 온전히 스스로 생존해야 함을 절실히 자각했다. 날마다 먹을 것을 구해야 했고, 안전하게 몸을 누일 자리를 마련해야 했다.

그들은 불 지피는 방법을 터득했고 뛰어난 사냥꾼이 되어갔다. 원할 때마다 토끼와 물고기를 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형은 늘 먹을 것과 필요한 도구들을 구해왔고, 동생은 그것으로 음식을 만들고, 옷을 짓고, 오두막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었다. 매번 다시 만날 때마다, 미셸은 파트리스가 구해온 것에 열광했고, 파트리스는 미셸이 만들어낸 것에 감탄했다.

비가 새지 않게 하기 위해 지붕 위에 두툼한 이끼를 덮어 시간이 갈수록 더 견고해지는 지붕을 만들기도 했다. 먹을 수 있는 버섯과 열매를 식별하게 되었고, 칼이며 새총, 바늘 같은 도구를 만들어 쓰게 되었다. 종종 인근 마을에 내려가 닭장의 달걀을 훔치기도 했고, 밭에 심어진 야채, 과일들을 서리하기도 했지만 마을 사람들을 경계하며 마주치지 않으려 애썼다.

마을 사람들도 그들이 숲속에서 살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았지만, 전쟁 직후였던 터라 100만 명 넘는 고아들이 넘쳐나던 시절이었다. 그들이 마을 사람 누구에게도 다가가지 않았던 것처럼,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형제가 숲속에서 지내는 동안, 처음으로 접촉했던 사람은 집시 아이들이었다. 무리를 지어 방랑생활을 하는 집시 아이들과 마주친 형제는 금세 친해졌고 그들의 만찬에 초대되었다.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밤새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며 여흥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에서 처음으로 서로를 훈훈하게 감싸는 가족, 어른들에게 사랑받는 아이들, 그들이 알지 못했던 인생의 다른 모습을 보았다.

집시 여인이 그들을 품에 따뜻하게 안아주었던 밤이 지나고, 집시들은 형제에게 함께 떠날 것을 제안했지만 형은 거절했다. 그들에게 가족은 두 사람이었고, 둘의 공동체, 둘만의 사회로 충만했다. 집시의 삶은 아름다워 보였지만, 그들의 것은 아니었다.

배고픔에 시달린 기억은 없었다. 먹을 것은 언제나 찾아 나서면 구해졌다. 겨울 추위는 그들을 괴롭히는 가장 잔인한 적이었지만, 미셸은 두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나무에 오르고, 냇가에서 멱을 감고, 밀밭을 뛰어다니며, 자고 싶을 때 자고, 자연 속의 모든 것, 인간이 버린 것을 도구 삼아 무엇이든 만들며 살아가는 극한의 자유를 누린 마법 같은 시간을 누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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