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결심한 뒤 사직서 제출... 참 어리석었다
수술 결심한 뒤 사직서 제출… 참 어리석었다
은 치명적인 장애 혹은 사망사고가 발생해야만 일터의 위험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과 건설업 사고 재해자에 여성은 없을 것이라는 인식, 그리고 여성 다수 일터의 위험을 지적하는 것이 남성 혐오로 취급되는 인식 등을 바꾸기 위한 의도에서 기획됐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고, 감사하게도 나의 아픈 몸에 대해 위로 받기도 했다.
남성의 몸이 기준인 일터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몸에 맞지 않는 불안정한 자세로 일을 반복하다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려 아픈 경우가 많다. 노동자의 몸에 맞지 않게 설계된 일터는 여성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위험한 공간이 된다. 표준에서 벗어난 남성, ‘남자답지 못한’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성별로 구분되지 않는 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일터를 우리의 몸에 맞게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페미니즘 관점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오른쪽 팔에는 10cm 이상 되는 수술 자국이 있다. 목에도 경추협착으로 인한 수술 자국이 남아 있다. 결혼 이후 경력 단절의 시간을 끝내고 희망으로 시작한 일터에서 16년간 노력한 흔적이라고 하면 조금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에게 새로운 직장은 의미가 크다. 내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깊이 알게 되고, 주부로서 가사 노동과 돌봄 수행을 열심히 하였음에도 왠지 자신이 사회에서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몇 년 치열하게 주부이자 직장인으로 일하던 중 갑자기 오른쪽 손에 힘이 없고 두통이 심해져 병원을 찾게 됐다. 내과에서는 편두통이라고 약을 처방해 주었고, 약을 먹어도 목에 통증과 팔에 힘이 없는 증상은 지속됐다. 새롭게 시작한 일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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