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이 가장 친환경적이네
‘소·맥’이 가장 친환경적이네
작년 위스키 수입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수입 주류 소비량이 늘고 있지만, 소주나 맥주에 비해 와인과 위스키는 빈 병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생산된 소주나 맥주는 빈 병을 회수한 뒤 씻어 재사용하고 있다. 반면 와인병이나 위스키병은 재사용이 어려워 일반 유리병처럼 재활용 과정을 거친다. 한국폐기물협회 관계자는 “무색투명한 병이 가장 재활용하기 좋은데, 와인병 등은 색깔이 있는 경우가 많아 재활용 등급을 따졌을 때 높은 등급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소주, 맥주 등은 빈 병을 회수하는 비율이 전체 출고량 대비 96.4%에 달한다. 한번 생산된 병은 대부분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회수한 병은 세척 후 다시 음료를 담아 판매하는데, 병 하나를 평균 7회 재사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와인과 위스키 등 수입 주류는 일반 유리병으로 분류되고 있어 얼마만큼 재활용되는지 집계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리병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재활용된다. 우선 빈 용기 보증금 제도다. 제품 가격에 용기의 보증금을 붙여 판매한 뒤 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소주병이나 맥주병이 여기에 해당된다. 소주나 맥주 1병당 100~130원의 보증 금액이 포함돼 있고, 술을 다 마신 뒤 빈 병을 대형 마트, 편의점 등에 가져가면 보증금을 돌려준다. 반납한 병은 주류 회사가 다시 생산에 사용한다.
두 번째 방법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다. 제품 생산자가 재활용을 책임지도록 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부과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해외에서 수입한 위스키나 와인이 이 방식에 해당한다. 주류 수입 업자가 수입할 때 환경 부담금을 내고 소비자는 술을 다 마신 뒤 분리수거 등을 통해 빈 병을 배출하는 것이다.
와인·위스키병처럼 색깔이 있는 유리병은 재활용하기 어렵다. 또 유리병을 파쇄해 재생 유리병으로 만들거나 건축 자재로 활용하는 방식은 병 자체를 재사용하는 것만큼 친환경적이진 않다. 와인, 위스키는 대부분 수입품이라 국내에서 재사용하기도 쉽지 않다.
해외에서는 와인병을 재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미국 뉴욕주 환경보호부는 와인병을 세척해 재사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도 올해부터 24온스 이상 와인병과 위스키병, 테킬라병 등을 리사이클링센터로 가져가면 병당 10센트를 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기업이 칠레산 와인을 표준 소주병에 담아 판매하는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