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더 예민하게 만드는 실수들
“멍멍멍!”
밖에 나가서 사람과 개들을 보면 무서운 기세로 짖는 개들, 당신은 이 개들이 왜 이렇게 행동한다고 생각하는가? 대부분 ‘교육을 안 시켜서’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것도 분명 일리 있는 말이지만, 그보단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보호자 자신도 모르게 경비견이 되도록 평생을 교육시켜 온 것’이라고 말이다. 경비견은 보통 재산이나 영역, 사람을 지키는 업무를 하는 개를 말한다. 통상 보호자 외 사람에게 경계심이 강하다는 특성을 보인다.
우리는 흔히 보호자가 정확하게 각을 잡고, 간식을 한 손에 들거나 목줄을 들고 ‘신호’를 줘야만 학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려견과 사는 하루 내내 사람들은 반려견들에게 학습을 시키고 있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자꾸 안아주기만 하면 개는 ‘자기 공간’이라 인식해 더 짖는다
반려견을 더 예민하게 만드는 실수들
살다 보면 과거 조상님들이 했던 말들이 퍽 와닿아 신기한 경우가 많다. 흔히들 하는, ‘똥개도 자기 집 앞마당에선 반은 먹고 들어간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정말 개의 핵심을 간파한 말이다. 개는 자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공간에선 자신감이 더 생기고, 공간에 따라 행동이 전혀 달라지는 동물이다.
방문 교육을 갔을 때의 일이다. 문을 열자마자 5kg 남짓한 믹스견이 안전문을 힘차게 뛰어넘어와 “어딜 감히 내 집에 들어와?”라는 듯 나를 물었다. 내 오른쪽 무릎 흉터는 그 친구가 만든 작품이다. 두 번째 수업엔 조금 다르게 시도해봤다. 아파트 단지 앞인 바깥에서 내가 기다리고 있자, 10분 후쯤 보호자와 믹스견 친구가 함께 나왔다.
그런데 나를 보자 그 개는 이번엔 언제 그랬냐는 듯 순종적으로 변해 행동했다. 이런 개들은 한두 마리가 아니다. 똑같은 사람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다. 자기가 가장 힘을 받을 만한 공간이 아닌 곳에서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개라는 동물이다.
개들의 행동을 풀어내는 데 있어서 공간, 영역에 대해 이해도가 있으면 훨씬 교육하기가 좋아진다. 문제는 보호자의 품을 자기 영역처럼 생각하는 개들이 많다는 것이다. 평소에 반려견이 쉬고 자는 곳이 보호자의 품, 보호자 주변이라서 그렇다. 그러다 보면 반려견에겐 보호자와 함께 하는 공간이 자신감 있는 ‘내 영역’처럼 인식돼 버린다.
물론 보호자가 안아주고 같이 자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별다른 이유 없이 자주 안아주기만 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이는 반려견에게 ‘내 품에서 더 자신감을 받아 경계하라’라고 가르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반려견이 보호자 곁이 안정된 곳이라고 생각하면 평소보다 더 짖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개와 인간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인간이 집단, 사회생활을 할 때 무언가를 믿고 배워야 하고 따라야 하는 사람을 생각해 보자. 나에게 한없이 잘해주긴 하는데, 말을 이랬다 저랬다 하고, 계속해서 말을 쉬지 않는다. 어려운 일이지만 내가 직접 해낼 수 있는데도, 필요 이상으로 계속 괜찮냐 물으며 어쩔 줄을 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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