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결도, 정윤지도, 윤이나도 … 2승이 너무 간절한 ‘1승 女챔피언들’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박결.
지금까지 탄생한 ‘KLPGA 챔피언’은 모두 195명이다.
1978년 첫 우승자가 나온 이래 올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김재희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서로 다른 얼굴의 195명 챔피언이 나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꾸준히 새 챔피언이 등장할 것이다.
생애 첫 우승을 거둘 때 장면을 보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선수가 거의 없다. 그만큼 첫 우승이 힘들 뿐 아니라 또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 알 수 있다.
지난 2년은 특히 새로운 챔피언이 많이 등장했다.
정윤지.
지난해 생애 첫 우승자가 10명이 나왔는데, 2017년과 함께 KLPGA 최다 타이기록이었다. 2022년에도 9명의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했다. 2년 동안 19명의 ‘새로운 챔피언’이 쏟아져 나온 건 KLPGA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리고 올해 개막전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도 새 챔피언이 나왔다.
작년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278전 279기’로 우승한 박주영이 194번째 챔피언이고 올해 ‘90전 91기’로 우승한 김재희가 KLPGA 195번째 새로운 챔피언의 얼굴이다.
195명의 KLPGA 챔피언은 다시 ‘다승자’와 ‘1승 챔피언’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KLPGA 투어에서 1승만 거둔 챔피언은 모두 80명에 이른다. 이들 중에는 이미 은퇴의 길을 택한 선수도 있고 다승자가 되기 위해 여전히 혼신의 샷을 쏘고 있는 선수도 있다.
전예성.
195명의 챔피언 중 1승 선수가 80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다승’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 준다. 현재 챔피언의 41%가 1승에 묶여 있는 것이다.
1승은 어쩌다 ‘그분이 오신 날’ 우승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운이 따라줘 챔피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2승부터는 운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진짜 실력이 없는 선수는 다승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아마도 ‘1승 챔피언’ 중 가장 유명한 이름은 ‘필드의 모델’ 박결일 것이다. 2014년 데뷔해 준우승만 6차례 기록하다가 2018년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박결은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크리스에프앤씨 제45회 KLPGA 챔피언십 공동 2위, 에버콜라겐 · 더시에나 퀸즈크라운 단독 3위, 대보 하우스디 오픈 공동 4위를 기록했으나 우승은 찾아오지 않았다.
윤이나.
올해 ‘1승’에 묶인 사슬을 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수 중에는 올해 상금 랭킹 4위 정윤지와 5위 전예성도 포함돼 있다.
통산 2승째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정윤지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두 번 준우승을 포함해 4차례 톱10에 들었고 대상 포인트 2위, 상금 4위 그리고 평균타수 6위에 올라 있다. 정윤지는 지난해에도 2위와 3위 한 번씩을 포함해 10위 이내에 9차례 들었다. 2022년 5월 말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한 뒤 거의 2년이 흘렀다. 그 후 준우승만 4차례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7월 중순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우승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전예성도 곧 다승자가 될 기세다. 올해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준우승을 포함해 세 차례 톱10에 든 전예성은 상금과 대상 포인트 5위 그리고 평균타수 9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4월 넥센 ·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한 이승연도 있다. 하지만 그 우승 후 5년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 추가 우승 소식이 없다.
2022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이후 준우승만 4회를 기록하고 있는 홍정민도 올해 두 번 톱10을 기록하면서 2승에 대한 기대를 걸게 한다. 2015년 생애 첫 승을 거둔 하민송도 다승에 목마른 1승 챔피언이다.
그리고 통산 2승이 간절한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바로 2022년 7월 17일 끝난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윤이나다. 그 우승 후 규칙 위반 사실이 드러나 1년 6개월 동안 출장 정지를 당했던 윤이나도 생애 2승에 대한 갈망이 크다. 올해 복귀한 윤이나는 지난주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톱10을 기록하면서 다승자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올해 ‘1승 챔피언’에서 ‘다승 챔피언’이 된 주인공은 2명이다. 작년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신고한 황유민이 올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다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114번째 KLPGA ‘다승 챔피언’인 것이다. 또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2연패에 성공한 최은우는 115번째 다승 챔피언이 됐다.
최근 2년 동안 유래 없이 많은 생애 첫 챔피언이 탄생한 만큼 생애 첫 다승자도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오태식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