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은 중립 불필요? 공부해보면 부끄러워질 것”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진표 국회의장은 5일 ‘의장이 중립을 지킬 필요 없다’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차기 국회의장 후보들의 주장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하고 우리 의회의 역사를 보면 그런 소리 한 사람 스스로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이날 ‘정운갑의 집중분석’ 인터뷰에서 “한쪽 당적을 계속 가지고 편파된 의장 역할을 하면 그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차기 국회의장 민주당 후보들이 “의장은 중립이 아니다”(추미애) “기계적 중립만 지켜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정성호)며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동조하는 뜻을 밝힌 데 대한 비판이다.
김 의장은 “2002년 정치개혁 전만 해도 여당이 다수당이다보니 한국 의회는 늘 있으나 마나, 행정부의 시녀라는 비판이 있었다”며 “이후 의장은 행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고 감독하려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해서 영국 등이 국회의장이 당적을 안 갖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지난 2일 민주당 의원들이 ‘해병대원 특검법’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열어주지 않을 경우 출국 저지까지 불사하겠다면서 자신을 압박했던 데 대해선 “요새 너무 성질들이 급해졌는지 아니면 팬덤정치, 진영정치 영향으로 ‘묻지 마 공격’하는 게 습관화가 돼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장은 그간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고 할 때 김 의장이 ‘여야 합의’를 강조하며 본회의 안건 상정을 미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해병대원 특검법 상정을 앞두고는 민주당 의원들 30여명이 김 의장을 향해 “필사적으로 순방을 저지할 것” “국민의힘 편”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