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퇴행,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 G7 진입을 목전에 둔 신흥강대국, 교민들이 한결같이 칭송하던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체계. 불과 2년 전 한국이 받던 평가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2년 동안 일어난 반전은 극적이다.
국격과 국민들의 자부심을 밑바닥까지 실추시킨 요란한 빈수레 외교 행렬, 시대오판의 대외정책으로 쪼그라든 경제영토, 법의 지배 대신 법에 의한 지배로 나타난 검찰의 법치주의 능멸, 치솟는 식품가격으로 식단을 줄여야만 하는 서민들을 헛웃음짓게 한 ‘합리적’인 대파가격과 물가정책, 참다운 군인을 항명수괴죄로 몰아가는 군통수 형태, 행정관리 1등국가 긍지를 단번에 박살낸 새만금 잼버리 행사준비, 필수의료 확보와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바라는 국민의 뜻과는 상반되게 전개되는 치졸한 의정갈등 관리.
사회 전 분야에 나타나고 있는 거대한 퇴행, 침몰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 위상이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어 대한민국이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옷, 견강부회의 억지 정권
거대한 퇴행,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안데르센 동화
은 아첨꾼으로 둘러싸인 어리석은 군주 이야기다. 평소 사치와 호화로움을 좋아하던 임금님은 왕실 재봉사가 만든 ‘눈에 보이지 않는 옷’을 걸치고 당당하게 행차에 나선다. 주변 아첨꾼 신하들은 앞다투어 옷에 대한 칭송을 늘어놓는다. 가볍고, 찬란하고, 멋지다고. 그러나 멀리서 이 모습을 바라본 순박한 아이와 대중의 눈에는 아무 옷도 걸치지 않은 임금님의 불룩한 배, 허접한 가슴살만 보인다.
“임금님은 벌거벗었다!” 아이들은 본 대로 외친다. 동화는 거기까지. 만약 안데르센이 지금의 한국에서 살았다면 동화의 마지막을 입틀막으로 맺었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최고의 옷’을 걸쳤다고 거들먹거리지만 대중의 눈에는 허접하고, 볼썽사납고, 허망한 모습만 보인 임금님. ‘과학기술로 나라를 발전시킨 대통령으로 기억되겠다’고 호기롭게 선언하지만 정작 국민은 R&D 예산삭감으로 첨단과학과 한국의 미래가 무너져 내리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민생안정이 최우선 과제’라던 ‘눈에 보이지 않은 옷’은 고물가에 신음하는 서민층의 아픔을 가려주지 못했다.
누군가 옷을 입지 않았다고 일러주고 드러난 몰골이 허접하다고 말해 주어도 되려 ‘눈에 보이지 않는 찬란한 옷’을 국민들이 알아보지 못한다고 억지를 쓰며 임금님은 격노한다. 집권 2년 간 임금님의 격노는 가까운 신하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여 더욱 열렬히 보이지 않는 옷에 대한 칭송을 늘어놓게 하지만, 몰골을 바라보는 국민에게는 조롱의 화젯거리를 더할 뿐이다.
찬란한 옷과 허접한 몰골. 두 소재 간에 공통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청중을 무시한 일방통행식 소통은 양쪽 모두를 지치게 만들고 정부의 권위는 추락하고 국가를 이끌어 갈 추동력은 나날이 식어가고 있다.
천대받는 법치주의, 소멸하는 사회적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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