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구글·애플’ 틀어쥔다…‘빅테크 갑질’ 철퇴법 곧 통과

일본도 ‘구글·애플’ 틀어쥔다…‘빅테크 갑질’ 철퇴법 곧 통과

구글과 애플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거대 정보통신(IT) 기업인 구글과 애플의 독점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이달 중 확정하고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에 이어 일본에서도 관련 법이 마련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아이티 기업의 독점 규제’ 움직임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4일 일본 정부가 거대 아이티 기업을 규제하는 ‘스마트폰 경쟁촉진법안’을 이달 안에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한 뒤,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 시작된 정기국회는 오는 6월23일 폐회된다.

일본 정부가 준비하는 법안에는 △다른 기업에 의한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 제공을 방해하는 행위 금지 △이용자가 쉽게 앱의 초기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구조 정비 △검색 결과 자사의 서비스를 다른 회사보다 우선 표시하는 것 금지 등의 구체적인 규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거대 아이티 기업은 매년 의무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규제 준수 상황을 점검한다. 위반행위가 발견되면 공정위가 ‘일시 정지’를 요구하는 긴급정지 명령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는 제도도 생긴다.

처벌 규정도 강력하다. 아이티 기업이 법을 위반할 경우 공정위가 해당 기업의 일본 내 대상 분야 매출액의 2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예정이다. 기존 독점금지법(10%)보다 두 배나 높은 수준이다. 위반을 반복할 경우 과징금은 30%까지 올라간다. 요미우리신문은 “거대 아이티 기업의 세계 매출액은 수십조 엔에 달한다. 법 위반으로 부당하게 이익을 보는 것을 막고 규제를 준수하게 하려면 고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은 애플과 구글 등 미국 아이티 대기업 두 곳이 과점하고 있다. 스마트폰 오에스 점유율은 구글 안드로이드가 53.4%, 애플 아이오에스(iOS)가 46.6%를 차지한다. 일본 정부는 애플·구글이 앱 유통과 결제 시장에서 다른 회사의 진입을 막는 방식으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고 본다. 법을 통해 독점 행위를 금지하고 이 분야의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애플은 자사의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는 앱 설치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제도 애플 시스템에서 이뤄지며, 앱 개발업체는 결제금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내고 있다. 구글은 외부 앱스토어에서 앱 다운로드는 할 수 있지만, 결제는 자사 시스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검색과 관련해서는 구글은 비행기·레스토랑 예약 사이트를 검색할 때 반드시 구글 서비스가 검색 결과의 가장 위쪽에 오도록 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도 지난달 7일부터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해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했다. 애플·구글·아마존·메타 등 6개 기업을 디지털시장법에 따른 특별 규제 대상 플랫폼 사업자(게이트키퍼)로 지정한 상태다. 이들은 서비스를 경쟁업체에 개방해야 하고, 획득한 이용자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활용이 엄격히 제한된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1일 16개 주와 함께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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