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에도 국힘, 민주에 우위…'당정 분리현상' 주목
尹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에도 국힘, 민주에 우위…’당정 분리현상’ 주목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22대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에도 더불어민주당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지지율이 분리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31%, 민주당은 29%를 기록했다.
2주 전 진행된 같은 조사에선 국민의힘·민주당 모두 32% 동률이었는데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이 더 큰 하락세를 보이며 두 정당 간 격차가 발생했다. 이번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12%, 개혁신당은 4%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전화면접)에서는 국민의힘 33%, 민주당 29%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4월16~18일)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3%p포인트(p)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2%p 하락하며 순위가 바뀌었다. 이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13%, 개혁신당은 3%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격차를 두고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에서 나타난 압도적 격차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175석을 얻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두 정당이 획득한 의석수 차이만 67석에 이른다.
같은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세다. NBS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정수행 지지율은 24%로, 최저치를 기록한 전주보다 1%p 상승했지만 여전히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분리 현상으로 분석했다. 이번 총선이 국민의힘이 아닌 ‘윤석열 정부 심판’으로 치러진 만큼 국민의힘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는 철회되지 않았고, 윤 대통령 지지율이 흔들리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지지율이)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총선 전인 4월 1~3일에 진행된 NBS조사에서 국민의힘 39%, 민주당 29%를 기록했다. 3월 26~28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2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우위 현상이 총선 이후에 빠르게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접전을 벌이는 또 다른 이유로 총선에서 정권 심판에 손을 들어준 중도층이 여야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중도층으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NBS, 한국갤럽 조사에서 무당층은 18%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총선에서 중도층은 정권 심판으로 투표했지만, 총선이 끝난 후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라며 “이들은 어느 정당의 지지층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범야권의 한 축으로 떠오른 조국혁신당의 존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민주당 체제에 대한 반감으로 민주당 등 진보 진영 지지층 일부가 조국혁신당을 지지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과 조국신당을 더하면 범야권의 지지율은 국민의힘에 크게 앞선다.
이 평론가는 “조국신당 쪽으로 분산되는 지지층이 있다. 진보 진영 내에서도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