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30분 남았습니다, 모두 정장으로 갈아입으세요!"…비행기 안과 밖이 달랐던 '퍼거슨의 아이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장 위대한 전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다. 그는 맨유를 넘어, EPL을 넘어,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그저 그런 팀’ 맨유를 세계 최강 반열에 올린 인물이다. 1986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27년 동안 맨유를 지도한, 맨유 역대 최장수 감독이다.

이 기간 동안 맨유는 EPL 우승 13회, FA컵 우승 5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2회 등 총 38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999년 잉글랜드 최초의 ‘트레블’도 퍼거슨 감독의 작품이다.

퍼거슨 감독의 성공 비결 중 하나, 바로 선수단 통제력이었다. 어떤 선수도 퍼거슨 감독에게 반기를 들지 못했다. 반기를 들면 즉시 아웃이다. 퍼거슨 감독은 엄격한 규율과 통제를 앞세워 맨유 선수단을 지휘했다. 일탈을 허용하지 않았다.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그중 하나가 그 유명한 정장 원정이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 선수들은 원정 경기를 갈 때 무조건 정장을 입어야 했다. 버스도 물론이거니와 원정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말끔한 정장으로 맞춰입은 맨유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역시 퍼거슨 감독이 적용한 엄격한 규율 중 하나였다. 예외가 없었다.

그런데 그 엄격한 규율 속에서도 자유가 있었다. 보이는 것만큼 완전한 통제는 아니었다. 정장을 입고 장시간 비행, 정말 고된 일이다. 때문에 퍼거슨 감독은 풀어줄 때는 화끈하게 풀어줬다.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맨유 골키퍼로 활약한 벤 포스터가 퍼거슨 감독의 정장 규칙에 대해 털어놨다. 포스터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퍼거슨 감독은 원정 경기를 갈 때마다 정장을 입도록 요구했다. 이 규칙은 비행기로 이동할 때도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장을 입어야 하는 건 분명했지만, 이것은 퍼거슨 감독이 정한 최소한의 규칙이었다. 비행기에 타고 나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하면 모든 선수들은 즉시 옷을 갈아입었다. 반바지, 티셔츠 등과 같은 정말 편안한 옷으로 말이다”고 털어놨다.

즉 겉으로 보여줄 때만 규칙이 적용됐고, 내부적으로는 자유가 보장됐던 것이다. 자유롭게 지내다 비행기가 도착할 즈음이면 다시 규칙을 적용받는다.

포스터는 “비행 시간이 3시간이건 6시간이건 상관이 없다. 비행기 내부에서는 편안한 복장으로 다녔다. 착륙 30분 전에 우리는 다시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비행기를 나섰다”고 말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정장 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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