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으로 떠올라 쓰레기로 떨어지는 풍등, 아름다운가요? [포토]

24일 대만 신베이시 핑시에서 열린 천등 축제에서 사람들이 평화와 행복, 번영을 기원하며 등을 띄우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 24일 대만 신베이시 핑 시에 서 핑시 천등(대만에선 천등으로 부른다) 축제가 열렸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열리는 이 행사는 몇 년 전 디스커버리 채널이 전 세계 최고의 축제 중 하나로 선정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세계 최고의 겨울 여행지 10곳 중 하나로 꼽았다. 불을 밝힌 수천개의 등이 밤하늘로 올라가는 광경은 장관이다. 그런데 일정 높이까지 올랐다가 불이 꺼진 등은 어떻게 될까?

자원봉사자와 학생들이 25일 대만 신베이시 인근에서 나무에 걸린 등의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8일 로이터 통신은 자원봉사자들이 학생들과 함께 땅에 떨어진 천등의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축제에서 사용된 등은 주로 타이베이 외곽의 산 지역인 핑시 주변에 쓰레기처럼 떨어진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잔해를 줍고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가져간다. 한 자원봉사자는 “다음 세대에게 이 파괴적인 관행에 대해 널리 알려 깨우치게 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학생들과 함께 이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핑시에선 사실상 1년 내내 사람들이 천등을 하늘로 띄운다. 대만에서 연간 강우량이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인 이 지역의 습한 기후 덕에 등불이 땅으로 떨어지면서 산불이 날 위험은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환경단체들은 천등이 떨어지면서 핑시 주변의 산과 평야에 등을 구성하는 철사 프레임 등을 뿌려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비판해왔다.

축제 참가자들은 하늘로 띄워 보내는 등에 소원을 적으면서 날짜도 함께 적는다. 자원봉사자들이 수거한 등의 잔해에선 5년 이상 지난 것도 발견됐다. 축제를 운영하는 신베이시 당국도 등불 쓰레기를 수거하는 플로깅 모임을 조직하기 시작했고 올해 축제를 전후해 2주일 동안 160kg의 잔해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시 당국은 또한, 쌀 종이와 대나무 프레임 등 보다 생분해성이 높은 재료로 등을 만들 것을 권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평화와 행복, 번영을 기원하며 등을 띄우고 있다. EPA 연합뉴스

25일 대만 신베이시의 야산 지역에서 추타이슈와 추위치엔이 천등의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원봉사자와 학생들이 25일 대만 신베이시 인근 야산에서 천등의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곽윤섭 선임기자 [email protected]